[아시안게임] 머레이 감독 "포기하지 않은 선수들 자랑스럽다"
女 아이스하키, 세계 7위 일본 상대로 분전 끝에 0-3 패배
(삿포로=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새러 머레이(28·미국)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감독은 일본전에서 석패한 뒤 선수들보다 더 패배를 안타까워했다.
머레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0일 일본 삿포로 쓰키사무 체육관에서 열린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2차전에서 일본에 0-3(0-1 0-0 0-2)으로 패했다.
한국은 세계 랭킹 7위의 강호 일본을 상대로 이날 패배까지 더해 역대 전적이 7전 전패가 됐지만 지난 6차례 맞대결과 비교하면 박수를 받을 만한 경기였다.
한국은 1999년 강원 동계아시안게임에서 일본을 처음으로 만나 0-25로 참패했다. 2003년 아오모리 대회에서 0-21, 2007년 창춘 대회에서 0-29로 무너졌다.
2011년 아스타나-알마티 대회에서도 0-10로 대패하며 동계아시안게임에서 일본을 상대로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왔다.
2011년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아시아 챌린지컵에서 0-12, 2012년 같은 대회에서 1-6으로 패한 것이 최근까지의 전적이었다.
이날도 비록 패했지만, 최소 실점이었고, 유효슈팅에서 19 대 47을 기록할 정도로 일방적으로 밀린 경기는 아니었다.
머레이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마음이 아프다. 우리 선수들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바쳤다. 바닥까지 비워냈다. 그렇게 하고도 졌을 때 패배를 받아들이기란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전은 우리가 평창 동계올림픽에 개최국 자동 출전권 때문이 아니라 실력으로도 출전할 자격이 있다는 것을 보여줄 기회였다. 우리 선수들은 정말로 아시아 정상인 일본을 상대로 승리를 원했고, 적어도 박빙의 경기를 원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머레이 감독은 패배의 아쉬움을 곱씹으며 울컥하는 모습이었다.
한국은 1피리어드 초반 골리 신소정의 아쉬운 실수로 선제골을 헌납했다. 신소정이 퍽 핸들링을 제대로 하지 못해 나온 실점이었다.
머레이 감독은 "선수들이 긴장했을 때 나오는 실수"라며 "그런 큰 실수가 나오면 팀 전체가 흔들리기 마련인데, 우리 선수들은 마치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빨리 털어버리고 경기에 집중했다"고 짚었다.
그는 남은 경기에서 보완해야 할 점으로 수비 지역 방어 강화를 꼽았다.
머레이 감독은 "선수들이 자신의 포지션에서 퍽을 지켜보면서 동시에 상대 선수를 놓치지 않아야 하는데, 오늘 경기에서는 퍽만 쫓느라 상대 선수 마크에 실패하는 장면이 몇 차례 나왔다"고 지적했다.
한국은 일본전에서 그야말로 사투를 펼쳤다. 수비수들은 몸을 던졌고, 골리 신소정은 첫 실수를 만회하고도 남을만한 선방 쇼를 이어갔다.
머레이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자랑스럽다. 그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0-3으로 뒤지고 경기 종료까지 1분이 남은 상황이라면 체념할 법도 한데, 선수들은 그때도 사력을 다하고 있었다"고 최선을 다해준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한국은 일본전에서 체력 소모가 극심했다. 일본의 계속되는 공격을 계속되느라 수비수들의 교체가 제때 이뤄지지 않아 수비수들의 체력적인 부담이 커졌다.
한국은 이러한 상태에서 21일 오후 3시 30분에 우리가 동계아시안게임 사상 첫 메달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하는 카자흐스탄과 대결한다. 체력 부담을 얼마나 이겨내느냐가 승패를 가를 요인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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