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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또 '막무가내' 회견…김정남 암살 北배후설 지우기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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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또 '막무가내' 회견…김정남 암살 北배후설 지우기 안간힘

강철 주말레이 대사 "수사 결과 못 믿어…가장 득보는 건 한국" 주장





(쿠알라룸푸르=연합뉴스) 김상훈 황철환 특파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의 암살이 북한의 소행으로 굳어져가자 북한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북한은 말레이시아 당국의 수사가 "정치적"이라고 비난하는 한편, 한국의 '정치 혼란'과 '사드 배치'까지 또다시 거론하며 '막무가내' 주장으로 혐의 벗기에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강철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 대사는 20일(현지시간) 오후 쿠알라룸푸르 소재 북한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리 준비한 5장 분량의 성명을 읽으며 북한의 배후설을 부인했다.

그는 "말레이 경찰의 수사 결과를 믿지 못하겠다"며 "말레이 경찰의 수사가 사인 규명이나 용의자 추적보다는 정치적 목적을 위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강 대사는 "우리는 말레이 경찰을 존중하고, 공정하고 정확한 수사 결과를 인내심 갖고 기다려왔다"며 "그러나 그들은 우리를 수사 타깃으로 삼았다. 북한 이미지를 훼손하는 루머가 너무 많이 퍼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국에도 화살을 돌려 "이 사건으로 가장 득을 보는 것은 최대 정치 혼란에 직면한 한국이며, 동시에 이는 미국이 한국과 함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를 강행하려는 시도로 보여진다"고도 했다.

북한이 북한으로 향한 의혹을 돌리기 위해 한국의 정치 혼란과 사드까지 거론한 것은 지난 17일 강 대사가 부검 병원 앞에서 기습 기자회견을 했을 때에 이어 두 번째다.




말레이 당국이 북한 국적의 용의자 리정철을 체포하고 북한 측의 부검 전 시신 인도 요청도 거부하자 한밤중에 예정에 없던 '생떼' 기자회견을 연 데 이어 말레이 경찰이 북한 국적의 용의자 신원을 추가로 공개하며 북 배후설에 힘을 싣자 추가로 여론전에 나선 것이다.

강 대사는 기자회견 후 기자들이 북한 국적의 용의자들이 북한에 도착했다는 보도에 관해 묻자 "용의자라고 보는 근거가 어디 있느냐"며 "같은 날 (말레이를) 떠난 사람이 많은데 왜 우리 사람들만 문제시하는 것이냐"고 강하게 항의하기도 했다.

북한은 지난 13일 김정남 사망 이후 북한 내 공식 매체에서는 침묵을 유지하면서 강 대사를 통해 반박을 이어가고 있다.

북한의 몇 안 되는 수교국 중 하나인 말레이시아와 북한은 사건 초기 비교적 잡음 없이 공조하는 모양새였으나, 경찰 수사에서 북한 국적의 용의자들이 확인되고, 시신 인도를 둘러싸고도 갈등을 빚으면서 관계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말레이 정부는 이날 평양 주재 자국 대사를 소환하고, 강 대사를 초치하는 등 북한을 향해 강력한 항의의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이날 강 대사의 두 번째 기자회견은 사건 정황이 점점 북한에 불리하게 돌아가는 상황에서 말레이 정부와의 관계도 여의치 않은 데 따른 절박함의 표현으로 보인다.

특히 도주한 용의자 4명이 이미 평양에 도착했다는 보도가 나온 상황에서 범죄인 송환을 둘러싼 말레이와의 잠재적인 갈등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mihy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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