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본 "집배원 근무시간 단축·차량배달 확대"
구체적 증원 계획 등은 미정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최근 과로에 따른 집배원의 돌연사 의심 사망이 잇따른 것을 계기로 우정사업본부가 근무시간 단축과 차량배달 확대 등 개선책을 제시하고 나섰다. 다만 증원에 대한 구체적 계획은 내놓지 않았다.
이병철 우정사업본부(우본) 경영기획실장은 20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최근 집배원 사망사고가 잇따라 매우 안타깝고 송구하다"며 "앞으로 집배원들이 사고 없이 더욱 안전한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가겠다"며 근무여건 개선책을 발표했다.
그는 신도시 개발 등에 따라 배달물량 및 세대수가 증가하는 지역에 집배원을 증원하고 동시에 민간위탁배달을 확대해 집배원의 업무를 경감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우체국·지방우정청간 집배인력 재배치를 통해 업무 부하를 조정하겠다고 말했다.
우본이 이번 개선책을 내놓은 것은 작년에 5명의 집배원이 갑자기 사망한 데 이어 지난 7일 충남 아산의 집배원 조모(44)씨가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된 것을 계기로 만성적 초과근무에 시달리는 집배원들의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우본 통계에 따르면 집배원들의 최근 수년간 주당 평균 초과근로 시간은 10∼14시간이며, 신도시 등 업무가 몰리는 곳에서는 더욱 초과근무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신도시 지역에서 업무량이 늘어났으나 전체적 집배인력은 현재 수준이 알맞다는 게 우정사업본부의 입장이다. 2016년 기준으로 적정 집배 인력은 1만5천458명으로 추산됐는데, 현재 인력이 1만5천582명이라는 것이다.
이 실장은 "여러 보도가 나왔다고 해서 바로 얼마를 증원하겠다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더 정확한 진단을 하고 구체적인 인원을 확정하겠다"고 설명했다.
우본은 집배원의 배달 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도 제시했다.
집배원이 이동하는 거리를 단축하기 위해 집배 센터, 중간보관소 등 집배 거점을 확대하고 무인우편함 등을 추가 설치·운영하기로 했다.
또 받는 사람의 주소를 인식해 배달순서에 따라 자동으로 정렬해주는 '순로구분기'를 234대 추가 보급하고 집배 업무에 쓰는 개인디지털단말기(PDA)도 바꾸기로 했다.
우본은 이를 통해 집배원의 주당 평균 근로 시간을 44시간 이내로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우본은 안전·건강 관리를 강화하는 방안도 내놨다.
우본은 농어촌 지역 배달을 위해 하루 평균 80km 이상을 달리는 이륜차(오토바이) 600대를 자동차로 전환하고, 인명피해를 줄일 수 있는 맞춤형 안전모와 이륜차를 개발해 보급할 계획이다.
또 안전사고가 특히 많은 동·하절기와 오전 10시∼낮 12시에 안전관리를 강화하고 이륜차 실습교육, 교통신호 준수 등 안전운전 교육과 함께 외부 전문가를 초청해 근골격계 질환 예방 및 치료방법 등의 교육을 확대키로 했다.
우본에 따르면 연간 집배원 사망자 수는 2012년 22명, 2013년 16명, 2014년 12명, 2015년 15명, 2016년 19명 등이었으며 올해 들어 2명이 숨졌다.
2012년 이후 집배원 86명의 사망을 원인별로 분류하면 사고사 24명(28%), 암 29명(34%), 뇌심혈관질환 14명(16%), 간 질환 등 기타 19명(22%)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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