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선거자금 개혁 속도내나…선관위 민주당 위원 사임
트럼프, 뜻하지 않은 인사권 확보
(뉴욕=연합뉴스) 박성제 특파원 = 미국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의 민주당 소속 커미셔너(위원)가 사임의사를 밝혀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뜻하지 않은 인사권을 행사하게 됐다.
위원 6명 중 한 명인 앤 레이블 위원은 이번주 중에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임의사를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녀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 의해 지명돼 2013년 10월부터 일해 왔으며 임기는 오는 4월까지이다.
임기가 2개월밖에 남지 않았지만 임기 종료 이후에도 후임자 선정의 어려움으로 몇년 이상 자리를 지키는 게 관례이다. 민주당 소속인 엘런 웨인트라우브 위원은 2007년 4월에 임기가 끝났지만 아직도 교체되지 않고 있다.
레이블 위원이 사임하기로 한 것은 공화당 소속 3명, 민주당 소속 3명으로 구성된 위원회가 각종 사안을 놓고 대립만 계속할 뿐 진척이 없는 상황에서 무력감을 느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지난 3년동안 공화당 위원들과 심하게 대립했던 레이블은 "FEC가 원래의 역할을 할 능력이 극도로 악화됐다"면서 "나는 바깥에서 더 효과적으로 일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오바마 대통령 재임때인 작년에도 사임을 고려했지만 오바마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선거가 끝날 때까지 머물기로 결정했다.
그녀의 사임으로 후임 위원을 지명할 권한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생긴다.
전통에 따르면 민주당 소속 위원의 후임은 민주당 상원의원들이 정하지만 법에 따르면 선택권은 대통령에게 있다.
다만 특정 정당소속 위원이 3명을 넘을 수는 없게 돼 있어 공화당원만 아니라면 트럼프 대통령은 누구나 지명할 수 있다.
후임 위원을 트럼프 대통령의 입맛에 맞는 사람으로 뽑을 경우 미국의 선거자금 관련 제도에 큰 변화가 올 수 있다.
선거관리위원회는 그동안 선거캠페인에 천문학적인 돈이 투입되는데도 무기력하게 남아 있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 정가의 정치자금을 청소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지금까지는 말과는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캠페인에서는 스스로 자금을 모은다고 여러차례 말했지만, 6억 달러(약 6천900억 원)의 선거자금 중 트럼프 자신이 낸 돈은 1억 달러에도 미치지 못했다.
백악관에 입성한 뒤에는 행정부에서 일했던 관료의 로비 관련 규정은 강화했다. 하지만 윤리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뒤에도 자신의 자산을 완벽하게 분리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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