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사·노동자 출신 '미생'들의 성공스토리
5부리그 링컨, 133년 만에 잉글랜드 FA컵 8강 진출
결승골 아놀드는 미용사, 감독은 체육교사 출신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잉글랜드 프로축구 5부리그 링컨시티의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8강행은 지난해 레스터시티의 프리미어리그 우승 이후 또 다른 '동화'로 다가온다.
대니 코울리 감독이 이끄는 링컨시티는 18일(현지시간) 영국 번리의 터프 무어에서 열린 2016-2017 FA컵 16강전에서 프리미어리그의 번리를 상대로 1-0으로 승리, 8강에 올랐다.
구단 창단 133년 만이자, 1914년 퀸즈 파크 레인저스 이후 103년 만에 논리그(5부리그 이하) 팀이 FA컵 8강에 진출한 것이었다.
체육 교사로 일하며 파트타임으로 축구 감독직을 병행해오던 코울리 감독은 내셔널리그 브레인트리를 맡은 첫 시즌 팀을 플레이오프에 진출시키는 등 실력을 인정받았고, 지난해 5월 링컨시티 감독으로 부임했다.
전업으로 축구 감독을 하고 싶다는 말을 한 적이 있을 정도였던 코울리 감독은 링컨시티에서 전업 사령탑을 맡았고, FA컵 8강행으로 잉글랜드 전역의 관심을 받는 화제의 감독이 됐다.
프로라 하기 어려운 논리그 특성상 선수와 다른 직업을 병행하는 경우가 많은 링컨시티 선수들도 이날 승리로 기쁨을 만끽했다.
스카이스포츠 이탈리아판은 FA컵 64강 입스위치 타운(2부리그)전에서 결승골을 넣으며 팀을 1-0 승리로 이끈 내이선 아놀드가 미용사라고 소개했다.
또 미드필더 앨런 파워는 격투기 선수 코너 맥그리거를 좋아해 그를 따라 턱수염을 기른 격투기 애호가이고, 신장 193cm에 체중 106kg의 체격 좋은 공격수 매스 리드는 불도저 등을 만드는 공장에서 일한 경력이 있다는 것이다.
코울리 감독은 승리 후 BT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논리그 팀이 8강 안에 든 것은 기적"이라면서 "우리는 현실주의자다. 나는 절대 선수가 할 수 없는 걸 요구하지 않는다. 그러나 경기 계획을 잘 짜면 싸울만 하다고 생각했다"고 기뻐했다.
bschar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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