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국회의원 절반 줄줄이 선거법 재판 '주목'
김진태·염동열 첫 재판…송기헌 1심 '무죄'·이철규 '당선 무효' 위기
(춘천=연합뉴스) 이재현 기자 = 강원도 내 국회의원 8명 중 절반인 4명이 줄줄이 공직선거법 재판을 받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자유한국당 김진태(춘천) 의원과 염동열(태백·횡성·영월·평창·정선) 의원은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됐다가 법원의 공소 제기 결정 끝에 오는 23일과 24일 잇따라 법정에 선다.
김 의원은 제20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둔 당내 경선 기간 개시일인 지난해 3월 12일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공약이행평가 71.4%로 강원도 3위"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발송해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됐다.
허위의 문자메시지를 받은 춘천시 선거구민은 무려 9만1천158명에 이른다.
한국메니페스토 실천본부는 제19대 국회의원 개인별 공약이행률을 공표한 사실이 없다.
결국, 당내 경선에서 당선될 목적으로 후보자에게 유리하도록 허위 사실을 다수의 선거구민에게 공표했다는 게 공소사실의 요지다.
김 의원 측은 "발송된 문자메시지 내용이 허위 사실인 줄 미처 알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어 이 부분에 대한 법정 공방이 예상된다.
김 의원의 첫 공판은 오는 24일 오후 2시 20분 춘천지법 제101호 법정에서 열린다.
이와 함께 염동열 의원도 오는 23일 오후 3시 춘천지법 영월지원 제1호 법정에서 첫 재판을 받다.
염 의원은 4·13 총선을 앞둔 지난해 3월 25일 후보자등록 신청 시 제출 서류인 '공직 선거 후보자 재산신고서'에 부동산 등 자신의 재산을 전년보다 13억 원이 감소한 5억8천만원으로 축소 게재,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됐다.
앞서 선거법 위반 1심이 선고된 송기헌 의원과 이철규 의원은 희비가 엇갈렸다.
송 의원은 원주 돌보미 폭행사건의 가해자 변호를 맡았다가 사임한 사실로 자질 문제가 거론되자 TV 방송 토론과 SNS에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됐다.
지난달 11일 춘천지법 원주지원에서 열린 1심에서 '무죄'가 선고돼 그나마 한숨을 돌린 상태다.
그러나 검찰이 1심에 불복해 항소함에 따라 항소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송 의원의 선거법 재판은 서울고법 제7형사부에서 진행된다.
학력을 속인 혐의로 기소된 자유한국당 이철규 의원은 1심에서 당선 무효형을 선고받아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이 의원은 S고등학교를 다닌 사실이 없고, 정상적으로 졸업을 인정받은 사실이 없으면서도 'S고등학교 졸업'이라고 학력을 속인 혐의로 작년 10월 기소됐다.
이 의원은 지난 9일 1심에서 당선 무효형인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다.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국회의원이 100만원 이상 벌금형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상실한다.
선고 직후 이 의원은 "함께 동문수학한 친구들이 있고, 학교는 정당하게 졸업을 인정하고 졸업증명서까지 발급했다"며 "이를 부정하는 결과에 승복할 수 없다"라며 항소했다.
허위 문자메시지 발송, 재산 축소, 허위 사실 공표, 허위 학력 게재 등의 혐의로 발목이 잡혀 1심과 항소심 법정에 선 도내 의원들의 운명을 가를 재판 결과에 도민들의 관심이 쏠린다.
법원은 최대한 신속하게 재판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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