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수 수상할까…외신들 "사랑의 의미 탐구"·김민희 연기 호평
바이어 등 영화 관계자 평점 8.18점으로 경쟁작 중 최고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홍상수 감독의 신작 '밤의 해변에서 혼자'가 16일 (현지시간) 베를린영화제에서 공개되면서 수상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시사회 직후 나온 현지 반응은 우호적이다. 외신들은 '밤의 해변에서 혼자'의 내용이 김민희와 불륜설에 휩싸인 홍 감독의 사생활과 닮았다는데 주목하면서도 예술적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여주인공 김민희의 연기를 높이 평가했다.
미국 버라이어티지는 "홍 감독이 최신작에서 그가 선호하는 주제인 사랑과 고독, 소주를 다시 꺼냈다"고 썼다.
또 "2015년작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보다 덜 야심적인 콘셉트임에도 불구하고 어떤 진지함을 성취해냈고, 여기에는 주연 김민희의 놀라운 연기가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고 평했다. 아울러 그의 작품을 좋아하는 관객과 배급사들로부터 또 한 번의 사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영화 전문지 스크린인터내셔널이 발행한 '스크린 데일리'는 리뷰 기사에서 "엄청난 양의 술과 함께 인생과 사랑을 논하는 것은 홍 감독 작품으로서 새로운 것이 없다"면서도 "유부남 감독과 불륜 관계인 여배우의 이야기를 그린 이번 작품은 한국에서 불륜 의혹을 받는 홍 감독의 사생활과 놀라울 정도로 닮았다"고 평했다.
이 잡지는 그러나 "홍 감독에 대한 한국 언론의 관심을 모르는 국제 관객들은 다른 관점에서 영화를 볼 것"이라며 "영화 속에서 어색한 만남과 대화들은 대단히 흥미롭다"고 평했다.
할리우드리포터는 "한국의 홍상수 감독이 그의 장기인 남녀의 삶에서 사랑의 의미를 묻는 주제로 돌아왔다"며 영화 스토리는 실제 일어나지 않은 일처럼 흘러가는 가운데 "주연배우 김민희는 관객을 깨어있게 한다"고 평가했다. 할리우드리포터는 김민희가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에서 아름다운 일본인 상속녀로 출연해 주목받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영화 전문 매체 스크린아나키도 "홍 감독의 최신작을 도덕적 관점에서 어떻게 접근하든 간에 예술성을 부인하기는 어렵다"고 평했다.
현지 바이어나 배급사 등 영화 관계자 22명이 사전 시사회를 거쳐 매긴 평점에서도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경쟁부문에 오른 작품 가운데 가장 높은 8.18(10점 만점)점을 받았다.
두 번째로 높은 작품은 핀란드 아키 카우리스마키 감독의 '디 아더 사이드 오프 호프'로 69명이 평가에 참여해 평점 7.65점을 줬다.
'밤의 해변에 혼자'는 유부남 영화감독(문성근)과 불륜에 빠졌던 배우 영희(김민희)가 함부르크 여행에 이어 강릉으로 돌아와 지인들을 만나 술을 마시며 사랑에 대해 고민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내용을 그렸다.
홍 감독은 현지 기자회견에서 "감독은 자기 삶의 일부분을 활용하지만, 자전적인 영화를 찍으려고 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영화의 해외 배급을 맡은 화인컷 관계자는 "시사회 직후 현지 반응이 뜨겁다고 들었다"면서 "그러나 수상 가능성을 전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베를린영화제는 칸, 베니스와 함께 세계 3대 영화제로 꼽히며 당대의 정치, 사회적 의제를 담대하게 직시하고 질문하는 작품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를린영화제 수상자는 현지시간 18일 저녁 7시(한국시간 19일 새벽 3시)부터 열리는 폐막식에서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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