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콰도르 대선 집권좌파 선두 속 '2파전'…결선투표 가능성
19일 대선서 여권 후보 모레노 30%대, 야권 라소 후보 20%대 득표 예상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오는 19일 에콰도르 대선을 앞두고 좌파 집권 여당의 후보가 선두를 지키는 가운데 우파 야권 후보가 뒤를 쫓는 2파전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엘 우니베르소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최근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당인 국가연합당(알리안사 파이스)을 대표하는 레닌 모레노(63) 후보가 30% 초반대의 득표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장애인으로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정치인인 모레노 후보는 부통령과 유엔특사를 역임한 바 있다.
그는 1998년 강도의 총격을 당해 하반신이 마비됐으며, 개방적이며 포용력이 있는 정치가라는 평을 듣는다.
인권운동가 출신인 그는 현 대통령인 라파엘 코레아가 추진해온 사회복지와 경제 정책 등을 승계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모레노 후보의 뒤를 이어 전 경제부 장관이자 보수적인 은행가인 길예르모 라소(61) 후보가 20% 초반대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방코 데 과야킬 은행장을 지낸 라소 후보는 감세, 외국인 투자 유치 확대, 주 영국 에콰도르 대사관에 머무는 폭로 전문매체 위키리스크 설립자인 줄리언 어산지 추방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중도우파 성향의 법률가 출신 의원으로 사회기독당을 대표하는 신시아 비테리(51)는 10%대의 지지율을 기록 중이다. 두 번째로 대선에 출마한 비테리는 코레아 대통령을 승계해 견고하고 행복한 국가를 건설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유력 여론조사기관인 세다토스는 이달 들어 발표한 조사에서 모레노와 라소의 득표율을 각각 32.3%와 21.5%로 예상한 바 있다.
에콰도르에서 1차 투표로 대선이 끝나려면 특정 후보가 유효 투표수의 과반을 득표하거나 40% 이상을 득표한 가운데 2위 후보와 10%포인트 이상 차이가 나야 한다.
야당 후보 간 합종연횡과 브라질 대형 건설업체 오데브레시와 연관된 에콰도르 국영 석유회사의 부패 스캔들 확산 등의 변수가 생기지 않는 한 오는 4월 2일 결선투표가 진행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예단이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라소 후보가 결선투표 끝에 승리한다면 원유, 구리 등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지난 10년간의 호황이 끝난 뒤 1년 6개월 사이에 아르헨티나, 브라질, 페루 등 남미에서 나타난 좌파 퇴조 현상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penpia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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