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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암살 여성 용의자 등 3명 체포…사건 실마리 풀리나(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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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암살 여성 용의자 등 3명 체포…사건 실마리 풀리나(종합2보)

말레이 경찰, 여성 2명 체포…구금 남성 1명은 수사 조력자

김정남 부검 결과 주말께 발표 예정…"시신 北에 인도할 것"





(쿠알라룸푸르=연합뉴스) 김상훈 황철환 특파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암살 사건과 관련한 여성 용의자들이 말레이시아 경찰에 모두 체포됐다.

경찰은 체포된 용의자들을 조사하는 한편 이들과 범행을 모의한 것으로 알려진 나머지 남성 용의자들도 추적하고 있다.

◇ 경찰, 여성 2명 체포…베트남·인니 등 여권 소지

16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베르나마 통신과 일간 더선, 더스타 등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오전 2시께 김정남 암살 사건과 관련해 두 번째 여성 용의자를 체포했다.

이 여성은 인도네시아 여권을 소지하고 있었으며, 여권상 이름은 '시티 아이샤'(Siti Aishah), 생년월일은 1992년 2월 11일이라고 경찰은 밝혔다.

인도네시아 외교부도 현지 대사관을 통해 확인한 결과 이 여성이 자국민이 맞다고 확인했다.


이 여성은 전날 붙잡힌 베트남 여권 소지 여성과 더불어 지난 13일 쿠알라룸푸르 제2국제공항에서 셀프체크인 기기를 이용하던 김정남에게 접근해 독살한 것으로 의심된다.

두 여성은 범행 장면이 공항 폐쇄회로(CC)TV에 포착돼 경찰이 추적을 받았다.

중국 관영 CCTV는 두 번째 체포 여성이 이날 오후 현지 경찰서에서 이송되는 모습을 단독으로 포착해 보도하기도 했다.

말레이 경찰은 또 두 번째 체포 여성의 남자친구인 말레이시아 남성도 체포했다고 싱가포르 TV인 채널 뉴스아시아 등이 보도했다.

그러나 경찰은 이 남성이 경찰의 수사 선상에 올랐던 인물들과는 무관하며 수사를 돕기 위해 구금된 상태라고 밝혔다.

탄 스리 칼리드 아부 바카르 말레이시아 경찰청장은 성명을 통해 "두 번째 여성 용의자의 남자친구는 26살의 무함마드 파리드 잘라루딘"이라며 "그는 용의선상에 올랐던 4명의 남성과는 무관하며 단지 여자친구에 대한 수사를 지원하는 차원에서 구금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앞서 여성 2명 외에 남성 4명도 용의 선상에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경찰은 붙잡힌 용의자들 간의 관계와 김정남 암살에서의 역할을 규명하는 데 수사를 집중하고 있다.

말레이 법원은 이날 먼저 붙잡힌 여성 2명에 대해 구금 7일을 명령했다.

◇ 女용의자 "장난인 줄 알았다" 주장…도주 용의자 체포 관건

현지 경찰이 범행 사흘 만에 김정남 암살에 직접 가담한 여성 용의자 2명을 잇따라 검거하면서 수사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여성들이 김정남 암살을 직접 주도한 것이 아니라 다른 남성 용의자들의 사주에 따라 범행한 것이라면 도주한 나머지 용의자들이 잡히기 전까지는 정확한 사건 실체 파악이 힘들 수도 있다.

현지 매체 더스타는 15일 경찰에 붙잡힌 여권명 '도안 티 흐엉'(Doan Thi Huong)의 첫 번째 용의 여성은 베트남행 비행기를 타려고 준비하던 중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 2청사에서 체포됐다고 전했다.

이 여성은 체포 후 경찰에서 자신은 단순히 '장난'인 줄 알고 범행에 가담했다고 진술했다.

여성친구 1명과 함께 말레이시아 여행을 가던 중 동행 남성 4명이 공항 승객을 상대로 장난을 칠 것을 제안해 이를 따랐을 뿐, '장난'의 대상이 김정남인 줄도 몰랐다는 것이다.


이 여성이 경찰에 남성 4명 중에 베트남 국적과 북한계가 포함돼 있다고 진술했다는 보도도 나왔으며 현지 일간 뉴스트레이트타임스는 남성 가운데 현장에 있던 1명이 북한 정찰총국 소속의 40세 남성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경찰은 이들이 북한으로 의심되는 '한 국가'에 고용돼 암살을 모의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는데, 여성 용의자의 진술이 사실이라면 배후에 어떤 국가가 있는지는 남성 용의자들을 붙잡아야 정확히 알 수 있는 것이다.

말레이 경찰은 이들이 아직 말레이시아 내에 있을 것으로 보고 국경 검문을 강화하고 있다.

◇ 김정남 시신 부검 결과는 주말께 발표…시신 北에 인도

말레이시아 경찰은 이날 시신이 김정남의 것으로 확인됐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한 김정남 시신 부검 결과는 주말께 나올 것으로 보인다.

말레이시아 현지 소식통은 "김씨의 시신을 부검해 확보한 샘플이 정부 분석기관에 넘겨졌다"며 "샘플 분석에만 최소 이틀이 걸려 이슬람 주일인 금요일은 지난 주말 이후 결과가 발표될 공산이 크다"고 전했다.






김정남이 독침이나 스프레이로 분사된 독극물 또는 독액이 묻은 헝겊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독살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지만 정확히 어떤 독극물이 사용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뉴스트레이츠타임스는 김정남의 시신에서 별다른 주사바늘 자국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보도했으며,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현지 경찰을 인용해 김정남의 머리에 "액체가 발린 것으로 보이는 천이 덮여 있었다"고 전했다.

일본 NHK는 김정남의 살해에 VX와 같은 신경성 독가스가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고 한국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하기도 했다.

한편 말레이시아 당국은 이날 북한의 요청에 따라 김정남 시신을 북한에 인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흐마드 자히드 하미디 부총리는 이날 기자들에게 "밟아야할 절차가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인도 방침을 밝히며 "모든 국가와의 양자 관계를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전날 쿠알라룸푸르 종합병원에서 7시간에 걸쳐 시신 부검이 이뤄질 때 북한 대사관 측이 김정남 시신의 인도를 요구하며 이를 거부하는 현지 경찰과 실랑이를 벌였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날 압둘 사마흐 마트 셀랑고르 경찰서장은 영국 BBC에 북한 대사관측이 병원을 찾긴 했으나 공식적으로 시신 인도를 요구한 바는 없다고 부인했다.

또다른 말레이시아 당국자는 AFP에 "북한 측이 부검을 반대했으나 그들에게 말레이시아 법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mihy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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