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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선수까지 올림픽행…한국 스키점프 또 한 번의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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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선수까지 올림픽행…한국 스키점프 또 한 번의 도약

'여고생 국가대표' 박규림, 월드컵 30위로 올림픽 자력 출전

국가대표 후보들도 영화 '국가대표' 주인공들에게 도전장




(평창=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한국에 스키점프가 처음 뿌리내리기 시작한 건 1991년이다.

무주리조트에서 동계올림픽을 유치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던 쌍방울은 당시까지 국내에서는 생소했던 동계 종목 육성에 나섰고, 스키점프는 그중 하나로 선택돼 전략적으로 육성했다.

당시 초등학생으로 '스키점프 유망주' 교육을 받은 최흥철(36), 최서우(35), 김현기(34)는 26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스키점프 국가대표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들은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을 시작으로 계속해서 올림픽에 출전하며 한국 스키점프의 산증인이 됐다.

이후 수많은 선수가 스키점프에 도전하고 또 좌절해 포기하는 일이 반복됐지만, 이들 3명은 태극마크의 무게를 오롯이 짊어지고 점프대에 섰다.

"우리를 추월하는 후배가 없어 아직 국가대표를 하고 있다"고 말하는 이들의 뒷모습은 저변이 취약한 스키점프의 현실을 대변한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아직 한국 스키점프는 걸음마 단계지만, 점프대에 올라갈 선수들이 하나둘 늘어간다.

특히 여자 국가대표 선수인 박규림(18·상지대관령고)의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자력 출전 확정은 한국 스키점프에 또 한 번의 도약이라고 평가할 만하다.

초등학교 5학년 때인 2010년 영화 '국가대표'를 보고 무작정 스키점프 선수의 길을 걷기 시작한 박규림은 현재 여자 선수로는 유일한 국가대표다.

동계올림픽 주최국인 한국에는 종목당 최소 1장씩 출전권이 자동으로 주어지는데, 국내에는 노멀힐에 올라갈 만한 여자 선수는 박규림 하나뿐이다.




자연스럽게 평창 동계올림픽에 나설 수 있었던 박규림이지만, "정정당당하게 무임승차하지 않고 내 힘으로 올림픽에 나가고 싶다"는 목표를 세웠다.

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한 조건은 월드컵 30위, 박규림은 평창에서 열린 스키점프 월드컵에서 목표를 이뤘다.

박규림은 15일 알펜시아 스키점프센터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 스키점프 노멀힐 여자부 경기에서 30위로 올림픽 자력 진출에 '턱걸이'를 했다.

그는 경기가 끝난 뒤 "오늘 월드컵은 다른 때보다 더 긴장돼서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목표했던 30위 진입에 성공해 기분은 좋다"며 활짝 웃었다.

평창 스키점프 월드컵 1차를 마친 박규림은 16일 같은 장소에서 열릴 2차 대회에도 출전한다.

박규림은 "또 한 번의 월드컵에서도 30위권 진입에 도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박규림이 이날 얻은 점수는 총점 67.1점으로 29위와도 30점 이상 차이가 난다.

그만큼 아직 세계의 벽은 높지만, 박규림과 한국 스키점프에는 의미 있는 '한걸음'이다.

게다가 남자 스키점프 유망주들도 '국가대표' 삼총사의 자리에 도전장을 내밀고 지금도 공중을 가른다.

초등학교 5학년 때 박규림을 스키점프로 이끌었던 친구 조성우(17·상지대관령고)는 함께 스키점프 국가대표를 꿈꾸며, 국가대표 후보 선수인 시정현(23·송호대)·이주찬(21·한라대)·임수현(17·대한스키협회) 등도 미래의 국가대표를 꿈꾼다.

4bu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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