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583.27

  • 2.24
  • 0.09%
코스닥

727.41

  • 7.18
  • 0.98%
1/3

"소 다 잡을 수도 없고"…살처분 범위 놓고 고민 빠진 충북도

페이스북 노출 0

핀(구독)!


글자 크기 설정

번역-

G언어 선택

  • 한국어
  • 영어
  • 일본어
  • 중국어(간체)
  • 중국어(번체)
  • 베트남어
"소 다 잡을 수도 없고"…살처분 범위 놓고 고민 빠진 충북도

방역 요령 따라 선별적 살처분 들어가자 하루 3건 동시 발생

확진농장 일제 살처분…"항체 형성시기 도래" 선별 살처분 회귀

(청주=연합뉴스) 전창해 기자 = 올겨울 조류 인플루엔자에 이어 구제역의 '진앙'이 된 충북도가 살처분 범위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지난 5일 보은군에서 첫 구제역이 발생한 이후 8일만에 6건이 더 늘었다.

그나마 아직까지는 기본 3㎞ 방역대 내에서 머물고 있다는 게 불행 중 다행이다.

충북도로서는 더 이상의 확산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막아야 최소한의 자존심을 지키는 길인 셈이다.

충북도가 살처분 범위를 놓고 고민에 빠진 이유이기도 하다.


가축전염병 확산 때 살처분은 가장 확실한 차단 방법의 하나다.

AI의 경우 발생 농가를 중심으로 반경 500m 방역대 안에 있는 농가의 가금류를 모두 예방적 살처분하는 방법으로 확산을 막는다.

반면 덩치가 큰 소나 돼지가 주로 걸리는 구제역은 조금 다르다.

구제역이 쓰나미처럼 몰려온 2010년까지만 해도 AI처럼 살처분이 능사였다.

전국에서 그해 1월 2일부터 28일간 55개 농가 소 6천마리, 4월 8일부터 29일간 395개 농가 소·돼지 1만1천500여마리, 11월 28일부터 이듬해 4월 21일까지 145일간 6천241개 농가 소·돼지 33만6천여마리가 살처분됐다.

이 3차례의 구제역 발생 때 투입된 혈세만도 무려 2조8천695억원에 달했다.

이때 나온 대책이 백신 접종이었다. 백신을 접종하면 구제역을 100% 차단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었지만 피해가 사상 최대를 넘어서자 가장 유력한 대응 방안이라며 당국이 들고나온 조치였다.

이를 기점으로 살처분 방식도 바뀌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구제역 방역실시요령'에서는 구제역 최초 발생농장은 사육 가축을 모두 살처분하지만, 추가 발생농장은 검사결과 양성이 나오거나 임상 증상을 보이는 가축만 살처분하도록 규정했다.

올해 구제역이 터지자 충북도 역시 이 요령을 따랐다.

지난 5일 보은군 마로면 관기리 젖소농장에서 첫 구제역이 터지자 이 농장의 소 195마리를 모두 살처분했다.

이 농장의 반경 500m 내에 있는 소 사육농장의 항체 형성률 검사결과 40% 이하로 나온 4개 농장의 소 183마리를 예방적 살처분하기도 했다.

하지만 나흘 뒤 첫 농가와 1.3㎞ 떨어진 탄부면 구암리 한우농장에서 2번째 구제역이 터졌다.

두번째 발생 농가이지만 충북도는 해당 농장주가 운영하는 다른 2개 농장까지 포함, 3개 농장의 소 374마리를 모두 매몰했다.

충북도는 지난 11일 마로면 송현리 한우농장에서 3번째 구제역이 추가 발생하자 이때부터 방역실시 요령을 적용, 이 농장의 소 68마리 중 증상이 나타난 소 6마리만 살처분 조처했다.

지난 12일 4번째 구제역 확진 판정을 받은 탄부면 상장리 한우농장도 전체 171마리 중 발생 소 3마리만 살처분했다.

그런데 다음 날 분위기가 달라졌다.

하루 동안 송현리 1곳, 구암리 2곳 등 3곳의 한우농장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것이다.


적극적인 살처분에 나서지 않은 게 확산의 화근이 된 것 아니냐는 눈총을 받을 상황이었다.

결국 충북도는 하루 만에 기조를 바꿔 항체 형성률이 높은 추가 이상징후가 없는 4번째 확진 농장을 제외한 3번째, 5∼7번째 확진 농장의 소 212마리를 모두 살처분했다.

원천 차단 목적의 일제 살처분을 선택한 것이다.

그러나 현재로써는 이런 기조를 계속 몰고 가느냐도 고민이다.

지난 7일까지 긴급 백신 접종을 마친 보은 지역 우제류에 어느 정도 항체가 형성됐을 기점인데 구제역이 발생했다고 주변 소까지 무조건 살처분한다는 게 여간 부담스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충북도 관계자는 "구제역 발생 농가에 대한 일제 살처분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기는 하지만 백신 접종이 완료된 만큼 일단 발생 농가가 더는 없을 것으로 기대하고, 만약 나오더라도 증상이 나타난 소만 살처분하고 예찰을 강화하는 쪽으로 가려 한다"고 말했다.

올해 구제역 사태 이후 전국에서는 확진 농장과 역학관계에 있는 농장을 포함, 총 21개 농장에서 1천414마리의 소가 살처분됐다.

이중 충북 보은에서 살처분된 소가 70%(975마리)를 차지한다.

jeonc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염색되는 샴푸, 대나무수 화장품 뜬다

실시간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