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해서 집에서 나왔어요"…일산서 8일 만에 또 땅꺼짐
같은 건설현장 터파기 중 '또'…"근본적인 대책 마련해야"
(고양=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불안해서 집에서 나왔어요. 집이 무너지면 어떡하나 걱정이 돼요."
14일 오후 6시 25분께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 요진와이시티 인근 도로에 길이 약 100m의 땅꺼짐(싱크홀) 현상이 발생해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인접한 도로와 인도에서 땅꺼짐과 균열이 발생한 지 불과 8일 만에 같은 현상이 발생하자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날 최초 신고시각으로부터 2시간여가 지난 오후 8시 30분 현재 약간씩 땅이 더 가라앉아 도로가 15도가량 기울었다.
도로와 접한 인도에 설치된 펜스는 엿가락처럼 휘어졌다. 앞쪽으로도 완전히 넘어져 멀리서 보기만 해도 아찔하다.
또 땅이 꺼지면서 건너편 차선에는 2군데 균열까지 생겼다.
요진와이시티 주민인 A(53·여)씨는 "지난번에 싱크홀이 발생했을 때도 하룻밤 사이에 대충 공사를 하고 다음 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지나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A씨는 이어 "지난해에 입주했는데 후회가 되고 솔직히 너무 불안하다"면서 "단순 보강공사가 아니라 근본적인 대책을 내놔야 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잇따른 사고는 모두 요진와이시티 부속상가 옆 부지에 지어지는 업무시설의 터파기 공사 중 지하수 침출로 흙이 유실되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부지에는 지하 5층에 지상 28층짜리 건물을 짓기 위한 깊이 20m의 터파기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지난 6일 사고는 부지 앞면 도로에서, 이날 사고는 부지 옆면 도로에서 발생했다.
이 공사는 요진와이시티 건설사인 요진건설이 진행 중이다. 요진와이시티는 경기북부지역에서 최고층 건물인 59층짜리 주상복합아파트다.
인근에 사는 B(35)씨는 "갑자기 멀쩡하던 도로가 계속 갈라지고 꺼지는 걸 보니 불안할 수밖에 없다"면서 "뉴스를 본 친구들이 조심하라고 연락이 온다"고 전했다.
이날 사고로 경찰은 왕복 6개 차선을 모두 통제하고 있다. 이 도로는 고양종합버스터미널로의 진출입로도 이용되고 있어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다행히 현재까지 인명피해나 2차 피해는 없었다.
도로 응급 복구공사를 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이날 중 도로 통행을 재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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