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노동당 지지도 3위로 추락…노동자층에서조차 극우에 밀려
노동자층 지지도에서 극우 영국독립당 23%, 노동당 20%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영국 노동당이 노동자층에서조차 극우 정당에 밀려 지지도 3위로 추락한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여론조사업체 유고브가 '더타임스' 의뢰로 실시해 13일(현지시간)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 노동자층 유권자들을 기준으로 한 정당 지지도에서 노동당은 20%로 집권 보수당(39%)과 19%포인트 격차를 보였다.
두드러진 대목은 노동당이 반(反) 유럽연합·반(反) 난민 기치를 내건 극우 '영국독립당'(UKIP)에도 3%포인트 뒤진다는 점이다.
노동당이 전통적 지지 기반인 노동자층에서조차 급속히 인기를 잃어가고 있고 이탈 세력이 보수당과 영국독립당 등으로 옮겨간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현상은 영국독립당이 세력을 확대하기 위해 노동자층을 공략하는 데 공을 들이는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체 유권자들을 기준으로 하면 노동당 지지도는 24%로 보수당(40%)에 이어 2위를 유지하고 있다. 영국독립당은 10%로 3위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현재 노동당 지지도는 토니 블레어와 고든 브라운 총리가 연이어 이끈 노동당 집권 13년의 마지막 해인 2009년 당시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당시 노동당 지지도는 집권 기간 최악이었고 이듬해 치러진 총선에서 정권을 보수당에 내줬다.
사실 노동당 지지도 하락은 지난 2015년 총선 패배 이후 강성 좌파 '아웃사이더' 제러미 코르빈 의원이 주류 온건 좌파 후보들을 물리치고 대표로 선출된 이후 끊임없이 이어지는 당내 대립의 결과로도 분석된다.
또한 코빈 대표가 브렉시트 반대 캠페인에 적극 나서지 않았다는 비난이 제기된 지난해 6월 브렉시트 국민투표도 노동당 지지도 하락을 부추기는 정치 일정으로 작용했다.
반면 브렉시트 찬성 캠페인을 이끈 영국독립당은 브렉시트 결과를 끌어내며 세를 불렸다.
이에 대해 톰 왓슨 노동당 부대표는 코빈 대표의 개인적 인기 부족을 배경으로 시사했다.
왓슨 부대표는 지난 12일 BBC 방송에 출연해 "그가 자신의 지지도를 끌어올려야 한다. 그도 이를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영국 하원(전체 650석)에서 여당인 보수당은 과반인 329석, 노동당은 230석을 각각 확보하고 있다.
영국독립당은 정당 비례대표득표율 없는 선거 방식에 따라 13%의 득표율에도 불구하고 1석밖에 갖고 있지 않다.
ju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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