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로 "상업적으로 실패해도 고전작품 무대에 올리고 싶어"
막심 고리키 원작 '밑바닥에서' 출연·연출·프로듀싱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막심 고리키의 '밑바닥에서'는 고전 중에서도 와 닿는 부분이 있어서 좋아하는 작품입니다. 제가 모르는 작품보다 아는 작품을 해야 관객들에게도 자신 있게 보여줄 수 있어 이 작품을 꾸준히 하고 있죠."
서울 대학로 드림아트센터 2관에서 공연 중인 연극 '밑바닥에서'를 연출한 배우 김수로는 대학 때 이 작품을 접한 이후 2009년, 2014년 등 지금까지 여러 차례 이 작품과 인연을 맺었다.
'러시아 리얼리즘의 창시자'로 불리는 고리키가 1902년 발표한 '밑바닥에서'는 싸구려 여인숙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인간 군상의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김수로는 2009년 도둑 '페페르', 2014년 배우 역을 맡은 데 이어 이번 작품에서는 경찰 '메드베제프'역으로 연기하는 것은 물론 연출과 프로듀싱까지 맡았다.
14일 공연 현장에서 만난 김수로는 "대학 때 안톤 체호프의 고전을 배웠을 때는 그다지 와 닿지도 않았고 재미있지도 않았는데 아서 밀러의 '시련'이나 '밑바닥에서' 같은 작품은 와 닿는 부분이 있었다"며 "'밑바닥에서'는 앞으로 또 다른 역을 맡아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수로는 자신이 제작자로 나서 기획부터 캐스팅까지 전 과정에 참여하는 공연 시리즈 '김수로 프로젝트'에서 2014년 고전 시리즈를 선보이는 등 고전의 무대화에 관심을 기울여왔다.
"상업적으로는 실패할 수 있지만 좋은 작품을 올려 관객들에게 다양한 연극이 있다는 것을 알려드리고 싶어요. 누구나 저를 아는데 (다른 사람들과) 같은 행보로 가고 싶진 않아요. 고전을 안 하는 건 망하기 때문이죠. 소극장 무대에 이렇게 16명씩 많은 인원을 캐스팅하는데 사업적으로는 안 되는, 국가의 지원이 없이 해서는 안 되는 것으로들 알고 있는데 그래도 한번 해보고 싶었습니다. 대학로 한복판에서 하는 이런 고전 작품도 계속 도전해 보고 싶어요. 자주는 못 하지만 1∼2년에 한 번씩은 고전을 무대에 올리고 싶습니다."
그는 창작뮤지컬 '인터뷰'의 프로듀서로 미국 오프 브로드웨이(뉴욕 브로드웨이 외곽 소극장 거리) 무대에도 도전 중이다.
"브로드웨이에서 성공할 가능성은 1%라고 해도 계속 두들겨야 문이 열리죠. 한국 창작품으로 노크해보고 싶습니다. 결국은 통하지 않겠습니까. 열심히 해서 꼭 (성과를) 보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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