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테너' 호세 카레라스, 내달 마지막 내한 공연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나는 알고 있다. 무대로 걸어나가고, 노래를 부르고, 우레와 같은 박수 소리를 듣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내가 더는 노래를 부를 수 없는 그 날이 오기 전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만끽하고 싶다."
루치아노 파바로티(1935∼2007), 플라시도 도밍고(76)와 함께 '세계 3대 테너'로 불려온 호세 카레라스(71)가 마지막으로 한국을 찾는다.
카레라스는 다음달 4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마지막 월드 투어-음악과 함께한 인생'을 연다.
그의 47년 음악 인생을 정리하는 세계 투어 공연의 일환이다.
스페인 카탈루냐에서 태어난 호세 카레라스는 1970년 소프라노 몽세라 카바예에게 발탁돼 그녀의 상대역으로 오페라 무대에 데뷔했다.
데뷔 이듬해 베르디 국제 음악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하며 전 세계 오페라 극장의 러브콜을 받기 시작했다. 데뷔 4년만인 28세 때 24개 오페라의 주역을 맡을 정도였다.
특히 1990년 이탈리아 로마 월드컵을 앞두고 파바로티, 도밍고와 함께 '스리 테너'로 무대에 서며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었다.
일회성 이벤트로 기획됐던 이 공연은 15년 동안 30번 이뤄졌으며 약 20억명이이 공연을 지켜본 것으로 추산된다. 2천300만장의 CD도 팔려나갔다.
그러나 그의 음악 인생이 빛으로만 가득했던 것은 아니다.
1987년 느닷없이 찾아온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에 힘든 투병 생활을 하기도 했다.
그는 골수를 채취할 때조차 성대를 다칠까 봐 부분 마취를 해가며 치료를 받았다. 의사는 생존 확률이 10분의 1이라고 진단했지만 강한 정신력으로 기적적인 완치 판정을 받았다.
이후 카레라스는 자신과 같은 병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호세 카레라스 백혈병 재단'을 설립한 뒤 적극적으로 재단 관련 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는 은퇴 후 계획에 대한 질문에 한결같이 "재단 활동에 집중할 것"이라고 답하고 있다.
그는 마지막 내한 공연에서 지금까지 그를 있게 했던 대표곡들을 모아 들려줄 예정이다.
주요 오페라 아리아부터 카탈루냐 민요, 뮤지컬까지 카레라스 인생에 영향을 끼친 곡들로 프로그램이 구성됐다.
연주는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지휘 데이비드 히메네스)가 맡는다. 관람료는 6만~28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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