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마 위기' 플린 대안으로 퍼트레이어스 CIA 전 국장 부상
'불륜 관계' 여성작가에 기밀문서 열람 혐의로 공직 사퇴
기용 시 껄끄러운 정보공동체와 관계개선 효과 기대
(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 러시아와의 부적절한 내통 의혹으로 낙마 위기에 처한 마이클 플린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의 대안으로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전(前)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부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온라인 매체 허핑턴 포스트는 플린 보좌관의 거취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고민이 깊어지는 상황에서 CIA 국장과 중부사령부(CENTCOM) 사령관 등을 지낸 퍼트레이어스(64)가 대체 인물로 떠오르고 있다고 14일 보도했다.
허핑턴 포스트는 전·현직 NSC 관계자들을 인용, 트럼프가 플린 후임으로 고려 중인 가장 현실적인 대안 가운데 하나가 퍼트레이어스의 기용이라고 전했다.
육군사관학교 출신으로 올해 64세인 퍼트레이어스는 지난해 11월 23일(현지시간) BBC 방송과의 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으로부터 내각 참여 요청이 있으면 수락하겠다고 밝혔다. 군과 정보공동체에서 존경받는 인물인 퍼트레이어스는 당시 국무장관 후보 대열에 포함됐다.
그러나 여러 장애물 때문에 퍼트레이어스의 NSC 보좌관 등용은 낙관할 수 없다. 퍼트레이어스는 자신의 자서전을 집필하던 여성작가 폴라 브로드웰에게 기밀정보를 제공하고 불륜 관계에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사실이 드러나면서 퍼트레이어스는 공직에서 물러났다. 2015년 초 퍼트레이어스는 브로드웰에게 CIA 이메일 계정이나 기밀문서를 열람할 수 있도록 한 혐의로 집행유예 2년과 10만 달러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유세기간 경쟁자인 민주당 후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재직 시 민감한 기밀정보를 부적절하게 다뤘다고 맹공을 퍼부었던 트럼프로서는 '죄질'이 더 큰 퍼트레이어스를 기용하는 데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
그러나 퍼트레이어스를 기용하면 플린을 포함한 프럼프 최측근 인사들에 대해 의혹의 시선을 거두지 않는 정보공동체와의 관계개선을 위해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익명을 요구한 백악관 소식통은 "정보기관 사람들은 퍼트레이어스에 대해 더 친밀감을 느끼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플랜과 관련해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포함한 여러 사람과 이야기를 나눴다면서 플린의 의혹을 둘러싼 "상황을 평가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플린 보좌관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신임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 정부 백악관의 '안보 사령탑' 격인 플린은 지난달 트럼프 취임을 앞두고 세르게이 키슬략 주미 러시아 대사와 접촉하면서 '대(對) 러시아 제재 해제'를 논의한 사실이 폭로되며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였다.
sh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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