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내통' 안보사령탑 거취에 침묵하는 트럼프…백악관 오락가락
백악관 대변인 "트럼프, 상황 평가중"…선임고문 "트럼프, 전적 신임"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러시아와의 부적절한 내통 의혹이 불거진 마이클 플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의 거취를 놓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침묵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의 입'들도 대통령의 의중에 대해 엇갈린 발언을 하며 혼선을 키우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켈리엔 콘웨이 백악관 선임 고문은 이날 MSNBC방송 인터뷰에서 "플린은 대통령의 완전한 신뢰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콘웨이는 그러나 대통령이 플린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고, 언제 알게 됐는지 등에 대한 질문엔 답하지 않았다.
콘웨이의 발언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플린을 유임시키는 쪽으로 기울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이는 오래가지 않았다.
불과 몇 시간 후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이 플린의 의혹을 둘러싼 "상황을 평가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플린의 거취와 관련해)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이야기했고, 다른 여러 사람과도 이야기를 나눴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주제인 미국의 안보에 관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플린 보좌관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신임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 정부 백악관의 '안보 사령탑' 격인 플린은 지난달 트럼프 취임을 앞두고 세르게이 키슬략 주미 러시아 대사와 접촉하면서 '대(對) 러시아 제재 해제'를 논의한 사실이 폭로되며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였다.
특히 플린 보좌관이 펜스 부통령에게 대러 제재 논의 여부에 대해 거짓 해명을 해서, 결과적으로 펜스 부통령이 언론에 나서 거짓말을 하게 만들었다는 점에 '괘씸죄'가 추가됐다.
이와 관련해 한 정부 당국자는 플린과 펜스 부통령이 지난 10일 두 차례 대화했으며 플린이 펜스 부통령에 사과했다고 전했다고 AP통신은 보도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논란이 처음 불거진 이후 4일째 침묵 모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쥐스탱 트위도 캐나다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에서 플린의 거취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을 하지 않았다. 회견장을 떠나는 트럼프에게 기자들이 소리 높여 추가 질문을 이어갔으나 역시 답은 없었다.
AP통신에 따르면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했다는 한 인사는 트럼프가 측근들에게 플린을 둘러싼 상황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으나, 플린에게 사임을 요구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러한 가운데 의회에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플린의 경질을 요구하고 나섰다.
수전 콜린스(공화·메인) 상원의원은 플린이 펜스 부통령에게 거짓 해명을 했다면 "앞으로 펜스 부통령이 어떻게 플린을 신뢰하겠는가"라고 비난했다.
낸시 펠로시(캘리포니아)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도 "플린이 미국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더 우선순위로 두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없다"며 플린의 경질을 요구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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