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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역풍'에 멕시코 대선판 '흔들'…민족주의 좌파후보 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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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역풍'에 멕시코 대선판 '흔들'…민족주의 좌파후보 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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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역풍'에 멕시코 대선판 '흔들'…민족주의 좌파후보 약진

오브라도르, 지지율 격차 확대…트럼프 공격에 무기력한 집권층 불만 반영

복지확대 등 포퓰리즘 행보로 인기…비현실적·낮은 정치적 포용력 등 약점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년에 있을 멕시코 대선 판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멕시코 때리기'에 편승해 차기 대권 주자 중 한 사람으로 지지율 선두를 달리던 민족주의 성향의 좌파 지도자인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64) 전 멕시코시티 시장이 다른 유력 대선주자와의 격차를 더 벌리고 있다.

지난 1일 멕시코 경제 일간지 엘피난시에로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모레나(MORENA·국가재건운동) 소속인 오브라도는 지난 11월 조사 때보다 4%포인트 오른 33%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선두를 유지했다.

그 뒤를 2006년 대선에서 오브라도르를 미세한 표차로 꺾었던 펠리페 칼데론 전 대통령의 부인으로 우파 야당 국민행동당(PAN) 후보인 마르가리타 사발라(50)가 6%포인트 차인 27%로 뒤쫓았다.

엔리케 페냐 니에토 대통령이 소속된 집권 우파 제도혁명당(PRI)의 미구엘 앙헬 오소리오 총(53) 내무장관은 지지율이 20%에 그쳤다.

멕시코에서는 연임이 금지돼 있어 니에토 대통령은 2018년 11월에 6년 단임 임기가 끝난다. 차기 대선은 같은 해 7월에 실시될 예정이다.

최근 오브라도르의 약진은 국경장벽 건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ㆍ나프타) 재협상, 멕시코산 제품에 대한 국경세 부과 방침 등 트럼프의 공격에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는 니에토 대통령과 멕시코 정부에 대한 불만과 좌절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국경장벽 건설을 강행하자 미국-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건설하는 것은 인종 차별이자 인권 침해라면서 미국 정부를 유엔에 제소하자고 제안했다.

오브라도르는 지난 대선에서 우파 후보에게 두 번 연속 석패한 정치인으로, 반기득권 포퓰리즘(대중인기 영합주의) 행보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처럼 소외 계층의 분노를 자극하며 인기를 얻고 있어 '멕시코의 트럼프'로 평가되는 인물이다.

자신 이름의 첫 알파벳을 따서 '암로(AMLO)'라는 약칭으로 불리기도 하는 오브라도르는 지난달 발표된 일간 레포르마 여론조사에서도 지지율 27%로 1위를 기록하는 등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고수해왔다.

과거 야당인 민주혁명당(PRD) 소속이었던 오브라도르는 지난 2015년 6월 중간선거에 모레나를 결성, 연방구 16개 자치구 가운데 멕시코 국내총생산(GDP)의 20% 비중을 차지하는 콰우테목 등의 구청장 자리를 석권한 뒤 지지율 선두를 유지해왔다.

그는 경제 성장률을 6%대로 높이고 부패 척결, 권력 마피아 청산, 노인연금 확대, 공무원 임금 삭감, 일자리 창출, 인프라 투자 확충 등을 내걸어 민심을 얻어 왔다. 미국산 옥수수와 원유 수입을 줄이는 등 대미 의존을 대폭 낮추겠다는 보호무역주의 공약을 제시하기도 했다.

2006년과 2012년 대선에서도 대중을 자극하는 과도한 공약을 내걸었으나 결국 중도층을 끌어안지 못해 패배한 경험이 있는 그가 차기 대선을 의식해 우파 정책을 일부 수용하고 있지만 우려의 시선이 적지 않다.

경제분석기관 롬바르드는 지난해 12월 초 그의 당선이 멕시코에 경제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개방보다 폐쇄를 지향하고 비현실적인 공약을 남발하는 데다 자신과 정치적 입장이 다른 이들을 수용하지 않는 점 등이 약점으로 거론되고 있다.

오브라도르가 끝내 대권을 잡을 경우 중남미 좌파 벨트 부활의 신호탄이 될 수도 있다.

지지율 격차 확대에 고무된 오브라도르는 민첩하게 표심 공략에 나섰다. 그는 12일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찾아 수백 명의 멕시코인과 이민활동가들 앞에서 연설했다. 그는 두 달간 시카고, 엘파소, 피닉스 등 미국 7개 도시를 돌며 미국 내 멕시코인 3천500만 명을 규합할 계획이다.

penpia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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