닻 올린 WBC 대표팀…오키나와부터 시작할 '신화 재현'
3월 6일 고척돔에서 이스라엘과 A조 1차전 대결
김인식 감독 "네덜란드 강적…1라운드 통과 1차 목표"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알렉스 로드리게스를 3구 삼진으로 잡고, 다르빗슈 유를 두들겨 경기를 동점으로 만들고.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나 상상할 수 있는 장면이고, 실제로 앞선 대회에서 손민한과 이범호가 해낸 일들이다.
이제 3월이면 세계 최고의 스타 선수가 국가의 명예를 걸고 혈전을 벌일 제4회 WBC가 막을 올린다.
2006년 제1회 WBC에서 4강에 올랐던 한국은 2009년 제2회 WBC에서 준우승까지 차지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하지만 2013년 열린 제3회 WBC에서 한국은 조별예선에서 2승 1패를 하고도 '득실점 비율'에서 밀려 3위로 탈락의 아픔을 맛봤다.
한국 대표팀은 2015년 제1회 프리미어 12 초대 챔피언에 올라 명예 회복에 성공했고, 이제 앞선 WBC에서의 설욕만 남겨두고 있다.
대표팀 공식 소집을 앞두고 28명의 선수는 각자 뜨거운 겨울을 보냈다.
차우찬(LG), 손아섭(롯데) 등 소속팀이 미국에 전지훈련 캠프를 차린 9명의 선수는 지난달 31일부터 괌에 '미니 캠프'를 차리고 훈련을 마친 뒤 10일 귀국했다.
두산에서 대표팀에 선발된 8명은 9일까지 호주에서 팀 훈련을 소화했고, 나머지 선수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태극마크가 부끄럽지 않을 정도로 몸을 만들었다.
그리고 11일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호텔 리베라에서 공식 소집을 하고 본격적으로 닻을 올렸다.
이날 소집에는 소속팀이 오키나와에서 전지훈련을 진행하는 한화와 KIA 소속 선수 5명과 이대호(롯데), 오승환(세인트루이스) 등 7명을 제외한 21명이 모였다.
이들은 호텔에서 하룻밤을 묵은 뒤 12일 오전 '약속의 땅' 오키나와로 떠난다.
오키나와 캠프는 대표팀의 조직력을 다질 좋은 기회다.
이번 대표팀은 선수 선발 과정에서 숱한 우여곡절을 겪었고, 처음 선발한 28인 최종 엔트리는 수차례 수정을 거듭해다.
현역 메이저리거는 오승환 하나뿐인 대표팀이 WBC에서 '스타 군단'을 물리치려면 팀워크와 전략에서 우위를 점하는 수밖에 없다.
대표팀을 하나로 묶을 주장은 12일 오키나와에 도착한 뒤 발표할 예정이며, 김시진 전력분석팀장이 이끄는 전력분석팀의 자료도 오키나와 캠프 훈련의 방향을 결정할 전망이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오키나와 전지훈련에 대해 "대표팀에서 단시일 내에 실력이 향상되는 건 기대하지 않는다"면서 "투수가 앞선 대회에서 결정적인 순간 잘 막아줬다. 그게 좋은 성적의 원동력이었다. 이번에도 투수 훈련에 주안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23일까지 이어질 대표팀의 오키나와 캠프는 3차례 평가전을 통해 실전 감각을 조율한다.
19일에는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나하 셀룰러 스타디움), 21일에는 LG 트윈스 퓨처스팀(구시가와 구장), 22일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기노완 구장)와 차례로 만난다.
미국 애리조나에서 훈련 중인 이대호(롯데)도 15일 귀국해 17일부터는 대표팀과 함께한다.
대표팀은 23일 귀국한 뒤에는 WBC A조 예선 경기가 열릴 고척 스카이돔에서 마지막 담금질에 들어간다.
25~26일에는 쿠바와, 28일에는 호주와 3차례 평가전이 잡힌 대표팀은 3월 2일 상무와 4일 경찰청전을 끝으로 연습경기를 마무리한다.
대표팀의 이스라엘과 A조 첫 경기는 6일 열리며, 7일(네덜란드)·9일(대만)과 차례로 만난다.
김 감독은 "네덜란드는 메이저리그 선수가 많이 투입돼 내야만 해도 메이저리그 '준 대표팀'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 투수도 센 편이라고 생각한다. 저희 조에서는 제일 강적이 아닌가 한다"면서 "이번 대회도 1라운드 통과가 1차 목표다. 한 경기씩 하다 보면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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