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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장에 1회용품 NO" 제주의 실험 성공할까?

소규모 축제장서 통했다…35만 명 찾는 제주들불축제 관건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종이컵이나 나무젓가락 등 일회용품을 안 쓰는 축제가 가능할까요?"






연일 쓰레기 문제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제주시는 지난해 말부터 관내에서 열리는 모든 축제를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축제로 운영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제주시 차원의 '범시민 쓰레기 줄이기 운동'을 추진하면서 축제장과 각종 마을 행사에서 일회용품 사용을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고 점차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일회용품 사용 제한은 사실상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환경부와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해 7월 협약을 맺어 올해부터 모든 프로야구 경기장에서 일회용 컵을 사용하지 않기로 했고, 이마트도 지난해부터 단계적으로 일회용 종이 쇼핑백을 없앴다.

프랑스는 3년 뒤인 오는 2020년부터 플라스틱 컵이나 접시, 비닐봉지 등 썩지 않는 일회용품을 전면 금지하기로 선언했다. 야외에서 식사하기를 즐기는 프랑스인들은 앞으로는 와인을 마실 일회용 플라스틱 컵은 물론 햄이나 빵을 자를 일회용 플라스틱 칼도 쓰지 못한다.





제주시의 첫 번째 친환경 축제는 비교적 성공적이었다.

지난해 10월 14∼16일 3일간 '섬 속의 섬' 제주시 우도면에서 열린 제8회 우도소라축제에서 주최 측은 손님을 맞기 위해 수저와 젓가락, 접시, 컵 등 모든 식기를 준비했다.

마을청년회와 부녀회 200여 명은 축제장을 찾은 2만여 명의 도민과 관광객을 맞았고, 이들이 먹을 음식 조리에서부터 세척·청소까지 전 과정을 도맡아 처리했다.

불가능할 것 같았던 일을 마을 주민 스스로 해냈으나 어려움이 많았다.

고규남(43) 우도청년회장은 "먹고 난 식기는 반드시 반납하도록 당부했지만 90%에 해당하는 대부분의 손님이 식당에서 하던 습관대로 식기를 그 자리에 두고 가는 바람에 많이 힘들었다"며 "축제가 끝난 뒤 링거를 맞아야 할 정도였다는 우스갯소리를 마을 사람들 끼리 주고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일회용품을 쓰면 당연히 편하기는 하겠지만, 우도 지역의 쓰레기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에 주민들이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두 번째 시도는 같은 달 제주시 시민복지타운 일대에서 열린 제1회 음식문화축제였다.

3천 명 규모의 당시 행사에서는 축제와 관련 없는 차량과 노점상 등의 출입을 엄격히 통제했다.

또 축제장 한쪽에 마련한 부스에서 보증금 1천원을 내고 식기를 빌려 쓴 뒤 환급받는 '식기 대여 보증금제'를 운영했다. 참가자들이 다소 불편을 겪기도 했으나 성공적으로 일회용품 없는 축제를 이어갔다.






그러나 오는 3월과 4월 잇따라 열리는 대규모 축제들이 관건이다. 앞선 2개 축제와는 규모 면에서 차원이 다르기 때문이다.

3월 2∼5일 제주시 애월읍 새별오름 일대에서 열리는 제주들불축제는 지난해 참가 인원만 35만 명에 달하는 매머드급 축제다.

애월읍 소속 부녀회와 일반음식점, 다른 각 읍·면·동에서 운영하는 20여 개 부스의 향토음식점 외에도 각종 노점상이 축제장 한구석을 차지해 영업한다.

또한, 4월 초 열리는 제26회 제주왕벚꽃축제 역시 제주시 전농로, 애월읍 장전리, 제주대학교 입구에서 펼쳐지며 도민은 물론 많은 관광객이 찾는 제주의 대표 축제다. 왕벚꽃축제장도 향토음식점과 노점상으로 넘쳐난다.

마을회나 새마을부녀회, 청년회 등이 운영하는 향토음식점들은 일회용품이 아닌 식기를 미리 준비해 영업하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노점상 등의 영업행위까지 통제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시는 향토음식점 등에서 본인이 사용할 식기를 따로 가지고 온 도민과 관광객에게 종량제 봉투를 제공하는 등 유인책을 제시했으나 효과는 미지수다. 그 외 뾰족한 방안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아직도 대규모 축제를 친환경으로 치르기 위한 별다른 준비도 없이 무턱대고 일회용품 사용을 전면 금지하겠다고 선언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제주시 측은 "향토음식점 등에서의 음식 제공행위에 대해 일체 일회용품 사용을 하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면서도 "축제장 입구에 들어서는 노점상에까지 일회용품 사용을 금지하기에는 애로사항이 많다"고 털어놨다.







환경운동연합 이영웅 사무처장은 "환경을 지키기 위해 일부 불편은 감수해야 하므로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는 축제를 원칙적으로 찬성한다"면서 "재활용 식기를 보급하거나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는 노점상에 대해서만 축제장 영업행위를 허가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친환경 축제를 개최하는 것이야말로 제주를 더욱 아름답게 하는 것"이라며 "오히려 제주들불축제를 세계에 홍보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bjc@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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