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 "전경련, 기업인 회장 못뽑으면 존재이유 없어"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전국경제인연합회 차기 회장 후보군에 거론됐던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10일 "전경련 대표는 기업인이 맡아야 한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이날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열린 제40회 전국최고경영자 연찬회 강연에 앞서 "전경련은 기업인 모임인 만큼 대표도 기업인이 해야 한다"며 "전경련 스스로 기업인 대표를 뽑지 못할 정도로 능력이 없다면 존재 이유가 이상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최근 전경련 회장단은 윤 장관에게 이달 말 임기가 끝나는 허창수 전경련 회장(GS 회장)의 후임을 맡아 줄 수 있느냐는 의사를 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윤 장관은 "(회장 영입과 관련해) 정식 요청이 온 적은 없다"며 "다만 전경련이 후임자 선정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내 이야기가 나온 것 같고 그러면서 나한테도 의사를 물어온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윤 장관은 "그건 내가 가야 할 자리가 아니며 관료는 관료의 길이 있다"라며 "지금 무역협회와 경영자총협회 등 경제단체 중 두 곳에 이미 공직자 출신이 있는데 전경련까지 맡으면 말이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에 깊게 개입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와해 위기에 몰린 전경련에 대해 나름대로 역할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쓸데없이 권력이 잘못 악용해서 그렇지 전경련은 기업인 중심 매체로 해야 할 역할이 있다"며 "민간 외교에 힘을 보탤 수 있고, 기업이 활동하고 투자하는데 안내하거나 정보를 제공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윤 장관은 "전경련이 정치권에서 악용당하지 않으려면 스스로 노력해서 그런 일을 차단하는 자정 노력을 해야 한다"며 "외부에서 부당한 압력이나 간섭이 들어올 때 스스로 차단하고 우뚝 일어서는 자정 능력 있는 기관으로 일어 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일본 게이단렌(經團連) 같은 곳에는 정치권에서도 부당한 압력 행사 자체를 못한다"며 "주변에서도 삼가고 자체적으로도 스스로 설 수 있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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