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범 5·18 발언' 5·18단체·지역 정치권까지 반발
"군사 쿠데타 세력 두둔한 것…전임범 영입한 文이 사과해야"
대선 후보 지지도에 파장 갈까…광주민심 향배 '촉각'
(광주=연합뉴스) 장덕종 기자 =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 영입인사 1호인 전인범 전 특전사 사령관의 '5·18 발언' 논란이 광주 5·18단체와 지역 정치권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특히 전 전 사령관의 발언이 최근 5·18 당시 계엄군 헬기 사격에 대한 진상규명 요구가 어느때 보다 높은 시점에 터져나와 지역의 민심과 대선 구도에도 파장이 예상된다.
5·18기념재단과 3개 단체(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는 10일 성명을 내고 5·18 관련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의 해명과 사과를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우리나라 최정예 부대로서 국민 세금으로 양성되는 특전사가 5·18 당시 시민을 향해 상상할 수 없는 참혹한 살상을 저지른 것을 호도하는 것으로, 전두환 전 대통령을 옹호하고 특전사의 책임을 회피하는 모양새여서 매우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5·18 당시 육군사관학교 생도인 전 전 사령관이 5·18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5·18 당시 발포 명령자가 누구인지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지시가 아니라고 말하는 것은 언어도단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5·18 진실 규명과 문제 해결을 위해 군을 비롯한 가해자 집단의 책임있는 발언과 양심적인 증언이 절박하다"며 "그러나 당시 군지휘부 어느 사람도 반성하고 참회하지 않는 마당에 그런 명령을 따른 군인들을 옹호한다면 군사 쿠데타와 내란 목적 살인죄를 저지른 세력을 두둔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덧붙였다.
지역에서는 전 전 사령관 발언의 정치적 파장이 작지 않으리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민주당으로서는 1위 후보인 문재인 전 대표의 지지도에 악영향을 미칠까 우려하고 있다.
최근 반문정서가 옅어지고 있는 상황에 이번 전 전 사령관의 발언은 찬물을 끼얹는 격이 됐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안희정 충남지사가 그 빈 자리를 치고 들어와 당내 경선에서 호남지지율이 급등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국민의당은 전 전 사령관의 발언을 문 전 대표로 연결지으며 비난의 강도를 한층 높이고 있다.
국민의당 광주시당도 이날 논평을 내고 전 전 사령관과 그를 영입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를 강하게 비난했다.
국민의당 광주시당은 "문 전 대표 영입인사 1호인 전 전 사령관이 5·18을 부정하고 모욕하는 망언을 해 충격적이다"며 "문 전 대표는 이번 사건을 개인 문제로 치부하고 꼬리 자르기 해서는 안된다. 더불어민주당과 문 전 대표가 직접 나서 국민과 광주 시민들 앞에 즉각 사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 전 사령관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5·18 관련해 "전두환 전 대통령이 (발포를) 지시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휘 체계가 문란했던 점이 잘못"이라고 발언, 논란을 빚었다.
그는 논란이 일자 이날 각종 구설과 5·18 발언 논란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연수를 받던 미국으로 돌아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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