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불황' 거제 인구 증가 둔화…"올핸 감소할 수도"
(거제=연합뉴스) 이경욱 기자 = "조선 불황 탓인 것 같습니다."
경남 거제시의 지난해 인구 증가세가 예년에 비해 크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나자 시 관계자는 조심스럽게 진단했다.
최근 한해 5천명에서 7천명 정도 인구가 늘어난 것과 비교할 때 지난해 시 인구는 자연증가 수준에 그쳤다는 말이다.
12일 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1일 현재 시 인구는 25만7천183명으로 전년 동기 25만5천828명에 비해 1천355명(0.53%) 늘었다.
이는 2015년 말 인구가 직전 연도에 비해 7천541명 증가한 것과 비교할 때 불과 5분의 1도 안 되는 증가규모다.
2014년, 2013년 말의 경우 전년에 비해 6천210명, 5천133명 각각 증가했다.
조선 불황에 따른 구조조정이 본격화하기 시작한 2015년 인구 증가 폭은 예년보다 오히려 컸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출생에서 사망을 뺀 자연증가분 수준의 인구 증가세를 나타냈을 뿐이다.
예년과 달리 조선소 신규 인력 유입이 원활하지 않은데다 기존 조선소 인력이 빠져나가면서 현상이라는 게 시의 분석이다.
조선 불황은 외국인 수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31일 현재 시에 등록된 외국인은 95개국 1만4천178명으로 전체 시민의 5.6%를 차지했다.
그동안 꾸준한 증가세를 보여오던 외국인 수는 지난해 873명(5.8%) 감소했다.
외국인 수 감소는 조선소 선주사 주재원 및 가족 감소 탓으로 분석됐다.
시민 평균연령은 36.8세로, 2016년 전국 평균연령 41세보다 4.2세 낮아 상대적으로 '젊은 도시'로 나타났다.
연령별 분포는 30·40대 인구가 9만6천494명(37.52%)으로 가장 많았다.
지역별로는 사등면이 신규 아파트 증가로 2천429명이 늘어나 인구증가율이 16.5%에 달했다.
삼성중공업 주변 장평동은 900명이 줄어 읍·면·동별 가운데 인구가 가장 많이 감소했다.
삼성중은 지난해 사무직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시 관계자는 "지난해 인구 증가는 자연 증가분 수준으로 분석된다"며 "과거 시 인구가 매년 5천∼7천여명씩 증가한 것을 고려하면 지난해의 경우 조선 불황 탓에 증가 폭이 눈에 띄게 둔화됐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올해의 경우 조선소 수주난이 해소되지 않으면 인력 감축 등 구조조정이 불가피해 인구가 감소세로 돌아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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