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트럼프 '낙태지원 금지' 행정명령 반발…자체 모금 나서
스웨덴·벨기에·덴마크·네덜란드 주도 내달 2일 브뤼셀서 국제회의
年 7천300억원 차질…네덜란드 122억원 지원·모금 규모 관심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유럽국가들이 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낙태와 관련한 지원활동을 벌이는 국제단체에 대한 지원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내린 데 대해 조직적으로 반발하고 나섰다.
스웨덴을 비롯해 벨기에, 덴마크, 네덜란드는 오는 3월 2일 브뤼셀에서 '그녀가 결정한다(She Decides)'라는 명칭의 국제회의를 열고 트럼프 대통령이 낙태 관련 단체에 대한 미국의 지원을 금지키로 한 것을 비판하고 안전한 낙태를 위한 기금 마련에 나서기로 했다.
스웨덴의 이사벨라 뢰빈 부총리 겸 개발지원환경부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정치적·재정적 지원을 동원해 미국과 전 세계 다른 지역에서 볼 수 있는 문제 있는 트렌드에 맞서는 세력이 있음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내달 2일 국제회의에는 이들 네 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 50개국에서 대표들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뢰빈 부총리는 "여성이 자신의 신체에 대해 결정하는 권리와 관련해 국제사회가 수십 년 전으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안전한 낙태에 대한 정보는 소녀들이 임신부가 되는 것을 막고 학교에 다니며 교육을 받도록 하는 것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뢰빈 부총리는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낙태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사진을 모방해 지난주 일곱 명의 여성 동료들에게 둘러싸여 기후관련법에 서명하는 자신의 사진을 출판해 화제가 된 바 있다.
내달 2일 열리는 국제회의의 목표 중 하나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으로 인해 재정부족 어려움을 겪을 단체들을 돕기 위한 기금 모금이다.
낙태 관련 지원단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연방자금 지원 금지로 인해 연간 6억 유로(7천300억원 상당) 정도의 자금 조달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관련, 네덜란드 정부는 지난달에 1천만 유로를 지원하기로 약속한 바 있어 이번 국제회의를 통해 기금이 얼마나 모금될지 주목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 직후 지난 1984년 로널드 레이건 당시 대통령이 낙태에 대한 수술이나 정보 제공, 카운슬링 등의 활동을 하는 외국 단체에 대한 미국 연방의 자금 지원을 금지하도록 했던 것을 재도입하도록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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