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력교정해 재입대'…공군 전투조종사 탄생
6·25 참전용사 외손자, 공군부사관 아들 등 25명 고등비행교육 수료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시력이 나빠 전투기 조종사 꿈을 이루지 못한 공군 예비역이 시력교정술을 받고 장교로 재입대, 새내기 조종사가 됐다.
6·25 참전용사 외손자, 공군부사관 아들 등 25명의 공군 조종사들이 고등비행교육을 수료하고 9일 공군 조종사의 상징인 '빨간 마후라' 목에 걸었다.
공군은 이날 제1전투비행단 기지강당에서 정경두 공군참모총장이 참석한 가운데 '17-1차 고등비행교육 수료식을 했다.
25명의 새내기 보라매들은 대한민국 공군 조종사의 상징인 '빨간 마후라'를 받고, 최일선 비행대대에서 영공방위의 임무를 수행한다.
'빨간 마후라'는 약 1년 6개월의 엄격한 '입문-기본-고등비행교육'을 이수한 조종사에게 주어진다.
수료식에는 군 병사로 국방의 의무를 다했지만 전투조종사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재입대한 2명도 참석했다.
학사 134기 안규태(30) 중위는 어릴 적부터 꿈꾸던 전투조종사가 되기 위해 공군사관학교에 진학하고자 했으나, 시력저하로 꿈을 접고 일반 대학에 진학했다.
2008년 2월 공군병으로 입대해 제30 방공관제단(현 방공관제사령부) 항공통제병으로 복무했다.
제대 후 복학해 학업을 이어가던 안 중위에게 안과 '시력교정술'이 일반화되면서 마침내 전투조종사가 될 기회가 찾아왔다.
시력교정술을 받은 안 중위는 조종장학생으로 선발돼 전투조종사의 꿈을 이뤘다.
학사 134기 이원식(29) 중위는 2009년 2월 공군병 673기로 입대해 제11전투비행단 작전정보체계운영병으로 2011년 3월까지 복무했다.
전투비행대대에서 행정지원 임무를 수행한 이 중위는 비행임무를 마치고 땀 흘리며 들어오는 조종사들의 모습을 보며, 자신도 그들과 함께 하늘을 지키고 싶다는 꿈을 갖게 돼 군인의 길을 다시 선택했다.
대를 이어 나라를 지키는 조종사들도 새내기 조종사가 됐다.
수료식에서 참모총장상을 받은 공사 62기 최정규(27) 대위(진)은 6·25전쟁 참전용사의 외손자다.
최 대위의 외조부인 박호준(90. 하사 전역)씨는 6·25전쟁 당시 육군 보병 2사단 17연대 상승노도부대 소속으로 적을 무찌르는 데 앞장서 1950년, 1951년에 각각 화랑무공훈장을 받았다.
고등비행교육을 수료한 학사 134기 이태권(28) 중위의 아버지는 공군 20전투비행단 소속 이광주 준위(53)다.
이 중위는 공군부사관으로 조국에 헌신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공군맨이 되기로 결심했다.
정경두 공군참모총장은 수료생 전원에게 빨간 마후라를 매어주며 "언제 어떠한 상황에서도 주어진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할 수 있는 최고의 공중전투 전문가가 되어달라"고 당부했다.
pch8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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