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학대' 논란·반발에도 울산남구 돌고래 수입 강행(종합)
일본 출발 35시간 만에 오늘 장생포 도착…환경단체 반발
(울산=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 전시용 돌고래 추가 수입을 추진하던 울산 장생포 고래생태체험관이 9일 돌고래 2마리를 들여온다.
고래생태체험관 측이 동물 학대 논란을 의식해 관련 절차를 공개하지 않은 가운데 동물보호단체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울산환경운동연합과 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 등 동물보호단체에 따르면 일본 와카야마(和歌山)현 다이지(太地)정을 전날 출발한 돌고래 2마리가 여객선에 실려 9일 오전 10시께 부산항에 입항했다.
이들 돌고래는 통관 절차를 거쳐 무진동 트럭을 타고 울산으로 출발, 오후 장생포에 도착할 예정이다. 다이지에서 장생포까지 전체 여정에는 35시간 안팎이 소요된다.
돌고래들은 곧장 고래생태체험관 수족관에 전시되지 않고, 긴 이동에 따른 안정과 적응을 위해 별도로 마련된 보조풀장에 수용된다.
돌고래를 수입하는 남구와 고래생태체험관 측은 구체적인 수입 일정과 경로를 함구하고 있다. 정보가 공개되면 수입반대 시위 등 돌발 변수로 수송에 차질이 생기고, 결국 돌고래 안전과 건강에 악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동물보호단체들은 그러나 돌고래 이동 경로를 추적하고 있다.
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은 오전 10시 부산항 국제터미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울산 남구는 급작스러운 수입 발표와 추진으로 동물복지와 환경보전을 무시한 행정을 펼치고 있다"면서 "이를 허가하고 방임한 환경부와 해양수산부도 밀실 행정을 도왔다"고 비판했다.
10여 개 동물보호단체로 구성된 가칭 '울산 남구청 돌고래 수입반대 공동행동'도 고래생태체험관 앞에서 기자회견과 집회를 열 예정이다.
지난달 남구는 "고래생태체험관 수족관에서 사육하는 돌고래가 3마리에 불과하고, 추정 나이가 최고 18살에 이를 정도로 노령화한 상태여서 4∼5세 암컷 2마리를 추가로 수입하겠다"고 발표했다.
동물보호단체들은 '비인간 인격체'인 돌고래를 좁은 수족관에 가두는 것은 학대라며 반발하고 있다.
hk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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