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측, 탄핵사유 '지시했다'→'기억·사실없다' 입장 바꿔
(서울=연합뉴스) 김태종 기자 = 박근혜 대통령 측이 탄핵사유를 둘러싼 사실관계에 대한 입장을 바꾼 것으로 나타났다.
8일 헌법재판소에 따르면 대통령 측 대리인단은 이달 3일 '소추사유에 대한 피청구인의 입장'이라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박 대통령이 헌재에 낸 첫 입장이었다.
그러나 대리인단이 나흘 뒤인 7일 탄핵심판 11차 변론에서 밝힌 '피청구인의 최종 입장 진술'에서는 일부 사실에 대한 진술이 달라졌다.
우선 최순실 씨가 실소유한 광고대행사 플레이그라운드와 관련해 처음에는 '안종범에게 도와줄 수 있으면 도와주라고 한 사실이 있다'고 했다가 최종 입장에서는 '도와주라고 부탁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포스코의 배드민턴팀 창단과 관련해서는 권오준 회장을 만나 '여자 배드민턴팀을 창단해 주면 좋겠다'는 점은 인정했다. 그러나 '스포츠팀' 창단을 요청했지 '배드민턴팀'을 특정해 요청한 기억이 없다고 입장을 달리했다.
아울러 포스코에 최 씨의 더블루케이 자문을 요청했다는 점도 '기억이 없다'에서 '사실이 없다'고 바꿨다.
'KT에 이동수와 신혜성이라는 홍보 전문가가 채용될 수 있는지 도와주라고 지시했다'던 부분도 '특정 업체(KT)를 지정해 이야기한 기억은 없다'고 부인했다.
최순실 씨가 실소유주인 더블루K를 'GKL 측에 소개해주라고 한 적이 있다'는 부분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대통령 측이 입장을 바꾼 이유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국회 측 황정근 변호사는 "사실관계를 바꾼 것은 스스로 모순을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taejong75@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