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봉하마을서 "용감한 개혁" 다짐…진보층 껴안기(종합)
盧 전대통령 묘역 참배 후 거제서 민생행보
대우조선 노조간담회 "뼈깎는 자구노력" 당부
(서울·김해·거제=연합뉴스) 김승욱 류미나 기자 = 바른정당 대권주자인 유승민 의원이 8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잠들어 있는 경상남도 김해 봉하마을 찾아 "용감한 개혁"을 약속했다.
유 의원은 이날 오전 캠프 참모진과 함께 봉하마을을 방문,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부인 권양숙 여사를 예방했다. 유 의원이 봉하마을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날엔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찾아 이승만·박정희·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보수와 진보 진영을 아우르는 이 같은 행보는 대선 출마를 공식화하는 일종의 신고식으로 보여진다. 특히 봉하마을은 현재 야권의 선두주자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근거지로서, 진보층 표심을 겨냥한 행보로 평가된다.
대권 레이스를 중도 포기한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을 제외하면 이번 대선 기간 대통령 묘소들을 모두 참배한 주자는 유 의원이 유일하다.
반 전 총장이 방문했을 때 당시 마을 주민과 노 전 대통령 지지자들로부터 거센 항의가 벌어졌던 것과 달리 이번 유 의원의 방문은 시종일관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권 여사 측의 영접 아래 참배를 마친 유 의원은 방명록에 "용감한 개혁으로 정의로운 민주공화국을 만들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오후에도 거제에 있는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를 찾아 노조 및 하도급업체 대표 등과의 간담회를 통해 노동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하는 데 주력했다.
조선 산업은 우리나라의 침체한 경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곳이다. 구조조정에 따른 대규모 실업 등 일자리 문제가 심각한 곳이기도 하다.
유 의원은 간담회에서 "과거 20년 동안 사실상 공기업 형태로 있으면서 온갖 비효율이 있었다. 구제금융과 함께 뼈를 깎는 자구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면서 "이번에 대우조선을 살리고 나면 확실한 민간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후 기자들에게도 "가동 중인 조선산업은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모든 수단을 강구해야겠다"면서 "대통령이 되면 조선해운을 포함, 우리 경제 위기의 뇌관이 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확실하게 살릴 부분은 살리고 또 수술할 부분은 해내는 구조조정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점심은 거제 고현시장에서 상인들과 함께했다. 30여분 가량 시장 내 이불집, 분식집, 방앗간, 신발가게, 반찬가게 등을 둘러보며 상인들과 인사를 나누고 닭고기 요리로 식사했다.
마지막 일정으로는 거제 6·25전쟁 포로수용소에 있는 흥남철수작전 유적공원을 둘러본 뒤 상경했다.
한편, 공교롭게도 거제는 현재 지지율 선두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태어난 곳으로, 문 전 대표의 부모는 흥남철수 때 북한을 탈출해 거제에서 피란 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전 대표에 대한 지지세력의 근거지라고 할 수 있는 봉하마을을 찾아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재평가 발언을 쏟아낸 데 이어 거제까지 이어지는 이날 행보를 두고 진보 진영을 겨냥한 본격적인 견제와 외연 확대 포석에 나선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minary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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