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美노동장관 내정자 낙마 위기…공화 4명 이탈 가능성
'불법 가정부 고용' 논란 여파
(워싱턴=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앤드루 퍼즈더 노동장관 내정자가 '불법 가정부 고용' 논란으로 낙마 위기에 몰렸다고 미국 CNN 방송이 7일(현지시간)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벳시 디보스 교육장관 내정자가 이날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캐스팅보트' 덕분에 가까스로 상원의 인준 문턱을 넘은 상황에서 이제는 퍼즈더 내정자의 낙마를 걱정해야 할 상황에 부닥친 셈이다.
CNN 방송에 따르면 현재 집권 여당인 공화당에서 수전 콜린스(메인), 리사 머코스키(알래스카), 조니 아이잭슨(조지아), 팀 스콧(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 4명이 퍼즈드 지명자에 대한 지지를 보류하고 있다.
이들 4명이 반대표를 던질 경우 상원에서 52석을 보유한 공화당은 과반이 무너져 퍼즈더 내정자에 대한 인준안은 부결된다.
이들 4명 가운데 콜린스, 머코스키 의원은 이날 열린 디보스 교육장관 내정자 인준 투표에서 실제로 반대표를 행사했다.
이처럼 퍼즈더 내정자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갑자기 높아진 것은 최근 드러난 불법 가정부 고용 논란 때문이다.
퍼즈더 내정자는 전날 성명에서 "미국 취업에 필요한 법적인 허가를 받지 않았다는 사실을 모른 채 가사도우미를 수년간 고용했다. 그녀의 신분을 알았을 때 즉시 해고했고 그녀에게 법적인 지위를 얻는 방법을 조언했다"며 과거 취업 자격이 없는 가사도우미를 고용한 사실을 시인했다.
미국 언론은 과거 빌 클린턴 대통령 시절 킴바 우드와 조우 베어드가 둘 다 법무장관에 지명됐다가 불법 체류자를 가정부로 고용한 사실이 알려져 낙마한 전례가 있다면서 특히 이번에는 노동법과 이민자 고용 등을 관장해야 하는 노동장관 내정자가 불법으로 인력을 고용한 것이어서 더욱 문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직전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핵심 노동 정책인 최저임금 인상과 초과근무수당 적용 대상 확대에 반대하는 퍼즈더 내정자를 애초부터 탐탁지 않게 여겨 왔으며, 이번 불법 가정부 고용 문제를 고리 삼아 그를 낙마시키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패스트푸드 기업 'CKE 레스토랑'의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퍼즈더 내정자는 현재 소관 상임위인 상원 보건·교육·노동·연금위원회 문턱조차 넘지 못한 상태다.
만에 하나 퍼즈더 내정자가 인준을 받지 못할 경우 그는 미국 역사상 상원에 의해 거부된 10번째 각료 내정자로 기록되게 된다. 상원의 각료인준 거부는 그만큼 드문 일이다.
한편, 디보스 교육장관 내정자는 이날 열린 상원 인준 표결에서 공화당 소속 의원 2명의 반대로 50대 50 가부동수가 됐지만,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그의 인준에 찬성하는 캐스팅보트를 행사하면서 겨우 낙마 위기를 겨우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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