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여야,헌재판결 승복 약속하자"…초당적 안보정책委 제안(종합)
교섭단체 대표연설서 文 안보관 비판도…"국민 더욱 불안하게 만들어"
"내년 6월 지방선거때 개헌 국민투표 바람직…당장 개헌로드맵 작성하자"
국회의원 면책특권 폐지 등 제안하고 재벌·검찰개혁 방안도 내놔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7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 탄핵심판과 관련해 "모든 정당이 함께 헌재 판결에 대한 승복을 약속하자"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2월 임시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헌재의 결정이 탄핵 인용이든 기각이든 그것은 헌법정신의 최종 확인이며, 우리 모두는 그 결정에 당연히 승복해야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주 원내대표는 "촛불민심과 태극기민심이 격렬히 대립하고 있는 지금의 상황에 비춰보면 헌재의 결정 이후에도 심각한 대립과 후유증이 예상되고 있다"며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가 헌재의 결정에 승복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참으로 당연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이르면 이달 말 헌재의 결정이 내려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정치권이 국민 분열을 부추겨서는 안 된다는 제안으로, 당 소속 대권주자 중 한 명인 유승민 의원도 전날 같은 주장을 내놓은 바 있다.
개헌에 대해서는 "대선을 얼마 앞두지 않은 시점에서 권력구조의 교체를 비롯한 헌법의 전면 개정은 매우 어렵다"며 "내년 6월에 있을 지방동시선거 때 개헌 국민투표를 함께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당장 우리 국회가 해야 할 일은 헌법 개정의 절차와 시기에 관한 구속력 있는 로드맵을 작성하고 차기 대통령 당선자가 이를 확실히 이행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대선 전 개헌 로드맵 확정을 제안했다.
주 원내대표는 연설에서 안보, 경제, 노동, 복지 등 다양한 분야의 정책 방향도 제시했다.
우선 안보 정책과 관련, "안보에는 여야가 있을 수 없다"며 "우리 안보정책이 일관성과 예측가능성을 가질 수 있도록 여야 '안보정책 공동위원회'를 만들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는 초당적 차원의 안보협의 기구를 만들어 대선결과에 관계없이 안보정책을 안정적으로 운영해나가자는 뜻으로, 새누리당과 야권의 반응이 주목된다.
주 원내대표는 "남북이 대치돼 있는 상황에서 안보 포퓰리즘만은 절대 피해야 한다. 이런 엄중한 상황에서 일부 정치인들이 국민을 더욱 불안하게 하고 있어 참으로 우려스럽다"라며 야당 대권주자들을 겨냥하기도 했다.
특히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발언 논란과 군 복무기간 단축 언급, 송민순 전 외교부 장관 회고록 등을 거론하면서 "이러한 불안한 안보관을 가진 사람들이 집권한다면 북한인권 문제는 북한에 물어보고 사드배치 문제는 중국에 물어보고 나서 결정할 건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규제프리존특별법의 조속한 처리, 창업 지원을 위해 정책자금 연대보증제도 폐지 등의 내용을 담은 '혁신안전망' 구축을 약속했다.
노동시장 개혁을 위해서는 "비정규직 임금 수준을 정규직 대비 최대 80%까지 올릴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적 방안을 강구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재벌이 법 앞에 평등하고 공정한 사회의 도덕적 일원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재벌개혁 법안들을 조속히 처리하도록 하겠다"며 재벌개혁을 선포했다.
이어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방안으로는 ▲ 면책특권과 불체포특권 폐지 ▲ 전원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세비평가위원회 설치 ▲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도입 등을 제시했다.
주 원내대표는 "검찰 개혁 또한 시급하다"면서 검찰 인사의 독립과 검찰 자체의 권력화 방지를 골자로 한 검찰 개혁 방안을 내놨다.
구체적으로는 검찰총장 임기를 4년으로 연장하고, 청와대 비서관 이상 전직 검사가 자신을 임명한 대통령 재임기간 중에는 검찰에 복귀할 수 없도록 제한하며, 가칭 '국민의 수사 참여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중요 사건에 국민이 직접 참여하는 검찰위원회를 설치할 것을 공약했다.
주 원내대표는 또 국회에 출석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등 국무위원들을 가리켜 "탄핵과 대선정국의 국면에서 공직기강 해이와 대형사고를 우려하는 국민들이 많다"며 "노심초사, 멸사봉공의 자세로 최선을 다해달라"고 언급, 황 권한대행의 대권 출마설을 경계하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한편, 주 원내대표는 연설 모두에서 "지난날 집권여당의 일원으로서 대통령의 헌법과 법률위반, 그리고 최순실 일가의 국정농단 사태를 미리 막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고 다시 한번 국민 여러분께 참회와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며 박 대통령 탄핵 사태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이와 관련해 "강성 친박들의 오만불손한 언행들, 당헌 당규를 무시한 지난 총선에서의 공천 폭거와 참패, 책임지는 사람도 반성도 없는 몰염치, 보잘 것 없는 국정운영 능력과 국정 난맥, 이러한 요인들이 실타래처럼 엉켜서 오늘의 비극이 발생한 것"이라며 새누리당을 강하게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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