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348명 임원승진…작년보다 20명 줄어(종합)
성상록 현대엔지니어링 사장 승진…37세 최연소 임원 장웅준 이사대우 탄생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현대차그룹이 '최순실 게이트' 등으로 지난해 연말부터 미뤄왔던 정기 임원승진 인사를 6일 단행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기아차[000270] 176명, 계열사 172명 등 총 348명 규모의 2017년도 정기 임원승진 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승진 규모는 2015년 12월 말 인사 규모 368명보다 20명(5.4%) 감소한 수치다.
지난 인사 때는 전년보다 승진 규모가 15% 가량 줄어든 바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와 내수시장 위축 등으로 갈수록 승진 임원 수가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직급별로는 사장 1명, 부사장 11명, 전무 38명, 상무 62명, 이사 107명, 이사대우 126명, 연구위원 3명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인사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내실 경영'과 '미래를 대비한 경쟁우위 확보'라는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단행됐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인사를 통해 전문성을 갖춘 신임 경영진 선임, 미래 기술 연구개발 부문 강화, 연구개발(R&D) 전문가 육성을 위한 연구위원 임명 등 미래 경쟁력 확보에 주력한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현대엔지니어링 화공플랜트사업본부장 성상록 부사장을 현대엔지니어링 사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성상록 신임 사장은 현대엔지니어링에서 건설과 수주 영업 등을 거친 화공플랜트 전문가다.
R&D 부문 임원도 약진했다.
부사장 승진 임원 11명 가운데 정영철 현대·기아자동차 정보기술본부장, 박수남 현대·기아자동차 상품전략본부장, 양승욱 현대모비스[012330] 연구개발본부장 등 7명의 임원이 연구개발·기술 부문에서 배출됐다.
전체 승진 대상자 중에서도 이 부문 임원 비중이 가장 많았다.
여기에는 미래 선도 기술을 확보하고 연구개발 분야 우수 인재 육성을 지속하겠다는 정몽구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발탁 인사도 이뤄졌다.
ADAS(최첨단 운전 보조 시스템) 개발실장 장웅준 책임연구원이 이사대우로 승진해 현재 현대차그룹 내 최연소 임원(1979년생)이 됐다. 장 이사대우는 그간 현대차[005380]의 자율주행기술 개발을 담당했다.
현대차그룹은 바디기술 분야 공병석 위원, 엔진기술 분야 이홍욱 위원, 연료전지기술 분야 홍보기 위원 등 연구위원 3명도 새롭게 선임해 핵심 기술 분야 전문 인력을 강화했다.
2009년 도입된 연구위원 제도는 연구개발 최고 전문가가 대상이다. 관리업무 부담에서 벗어나 연구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여성 임원에 대한 승진 인사도 실시됐다.
현대자동차그룹 인재개발원부원장 조미진 상무가 전무로 승진한 것을 비롯해 현대·기아차 제품UX기획실장 김효린 이사대우와 현대캐피탈 리스크관리실장 이소영 이사대우가 이사로 승진했다. 현대카드 CS실장 강은영 부장은 이사대우가 됐다.
현대차그룹은 주요 최고경영자(CEO) 등에 대한 인사를 수시로 시행하고 있으며 매년 연말에는 정기 승진 인사를 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말에는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청문회와 검찰 조사 등으로 승진 인사를 진행하지 못했다. 현대차그룹이 정기 임원인사를 이듬해 초로 미룬 것은 비자금 수사를 받던 2006년 이후 처음이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한 해 동안 국내외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1.7% 줄어든 788만266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현대차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6년 만에 5조원대로 떨어졌다.
이처럼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트럼프 리스크', 환율 변동 같은 외부 불확실성까지 커지는 상황이라 이날 인사를 단행하면서 경영활동 재정비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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