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령도 여객선 2척 동시 휴항…어획물 못 실어 불편
섬 주민들 "기상악화 때 소청도는 화물선도 접안 못 해" 대책 촉구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인천∼백령도 항로를 오가는 여객선 2척이 최근 선박 검사를 이유로 동시에 휴항해 대체 여객선이 투입됐지만, 어획물 등 화물을 예전만큼 실을 수 없게 되자 섬 주민들이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백령도 인근 소청도 주민 60여 명은 6일 인천시 중구 인천지방해양수산청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천∼백령 항로 여객선 2척의 동시 운항 중단에 따른 화물 운송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이들 주민은 "서해 북단 작은 섬 소청도는 (기상이 좋지 않으면) 화물선이 접안조차 할 수 없다"며 "최근에 투입된 대체 여객선에도 개인 수화물 외에는 어획물 등을 실을 수 없어 생존권이 위협받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인천과 백령도를 오가는 여객선은 에이치해운의 하모니플라워호(2천71t)와 고려고속의 코리아킹호(534t) 등 2척이다.
이들 여객선은 인천에서 출발해 소청도와 대청도를 거쳐 백령도까지 하루 한 차례 왕복 운항한다. 그러나 하모니플라워호는 5년마다 받는 선박 정기검사를, 코리아킹호는 1년마다 받는 중간검사를 이유로 이달 초부터 동시에 휴항했다.
코리아킹호는 검사 기간을 단축해 이달 중순부터 운항을 재개할 예정이지만 화물 80t까지 실을 수 있는 하모니플라워호는 다음 달 중순까지는 운항 중단이 불가피하다.
하모니플라워호의 선사 측은 장기 휴항에 대비해 포항∼울릉도를 운항하던 대아고속해운의 씨플라워호(388t)를 대체 여객선으로 투입했지만, 이 배는 여객 전용선으로 최대로 실을 수 있는 화물량이 6.6t에 불과하다.
어쩔 수 없이 백령도와 대청도 주민들은 화물선인 미래해운의 미래9호를 이용해 생필품이나 어획물 등을 실어 나르고 있지만, 운반 시간이 하루 이상 걸린다. 소청도는 접안 시설이 열악해 기상이 좋지 않으면 화물선마저 이용할 수 없다.
이용희 소청도 어촌계장 등 주민들은 이른 시일 안에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인천해수청 앞에서 항의 집회를 연다는 계획이다.
인천해수청은 하모니플라워호가 운항을 재개할 때까지 옹진군의 행정선을 투입해 대청도에서 소청도까지 어획물 등 화물을 실어나를 계획이다.
인천해수청 관계자는 "화물선 미래9호가 대청도에는 기상 상황과 관계없이 접안할 수 있다"며 "소청도에서 대청도 간 행정선을 운항해 소청도 화물을 실어나르기로 옹진군과 협의했다"고 말했다.
s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