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CIA 비밀감옥' 부활 방침에서 일단 후퇴"
NYT 보도…NSC 위원들, 억류자 행정명령 초안 개정안 회람
(서울=연합뉴스) 권영석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앙정보국(CIA)의 해외 '비밀감옥' 부활 방침을 일단 철회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백악관이 지난 2일(현지시간) 비밀감옥 부활 내용을 삭제한 억류자 관련 행정명령 초안 개정안을 국가안보회의(NSC) 위원들에게 회람시켰다고 4일 보도했다.
CIA가 세계 곳곳에서 운영해온 비밀감옥은 테러 용의자나 적군 포로들을 잔인하게 고문한 곳으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09년 취임하자마자 폐쇄를 명령했다.
그러나 비밀감옥 부활과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 존치 등을 담은 행정명령 초안이 지난달 25일 공개되면서 의회와 정부 당국자들 사이에서 찬반 논란이 치열했다.
의회 의원들은 반대의 목소리와 함께 분노를 표했으며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과 마이클 폼페오 CIA 국장은 행정명령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 초안을 비판했던 인권단체 휴먼라이츠퍼스트의 엘리사 마시미노 대표는 이번 개정안에 대해 찬성의 뜻을 밝혔다.
마시미노 대표는 "투명성을 높인 것은 훌륭한 수정이며 이는 주의 깊은 배려의 기회를 제공한다"면서 "당초 초안에 대한 영리한 반응"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행정명령 수정안은 또 초안과는 달리 제네바헌장에서 전쟁범죄로 간주하는 고문 기법에 대한 제한을 완화하는 2007년 행정명령도 부활하지 않기로 했다.
이 행정명령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서명한 것으로 오바마 전 대통령이 폐지했다.
이와 함께 관타나모 수용소의 1년 이내 폐쇄를 명령한 오바마 전 대통령의 2009년 1월 행정명령 철회도 당초 초안과는 달리 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이번 수정안은 기존 행정명령 가운데 모순적인 내용은 모두 철회한다는 조항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 명령은 삭제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이번 행정명령 수정안을 국가안보위원회 위원들에게 나눠주며 3일까지 찬반이나 검토 의견을 제출해줄 것을 지시했다.
ys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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