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를 바라보는 아이들의 두 가지 시선
어린이책 '나무야 일어나' '나무는 정말 놀라워요'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곧 봄이다. 거리에서, 공원에서 푸른 빛을 머금을 나무를 아이들은 어떤 눈으로 바라볼까. 나무는 한겨울에도 한결같이 곁을 지키는 친구이자 자연의 신비를 일깨워주는 존재다.
스웨덴 작가 오사 멘델-하트빅의 '나무야 일어나'(베틀북)는 한 아이와 밤나무의 따뜻한 우정 이야기다. 눈 내리는 겨울 밤, 아이는 창 밖을 바라보며 봄이 오기만을 기다린다. 밤나무가 봄이면 새하얀 꽃을, 여름엔 손바닥을 닮은 이파리를 선물로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봄엔 웬일인지 밤나무가 깨어날 생각을 하지 않는다. "나무가 썩은 것 같은데…오래도 버텼구나. 이제 헤어질 때가 되었네." 내일 밤나무를 베어버린다는 어른들 말에 눈물이 날 것 같다. 담요와 베개, 나뭇가지에 달아 줄 알록달록한 잎사귀도 챙겨 나무 위에 오르자 밤나무가 속삭인다. 나무에서 씨앗으로, 씨앗에서 새싹으로 돌고 돌며 영원히 함께 할 거라며 제 이야기를 시작한다.
앤 귀스타브손 그림. 황덕령 옮김. 36쪽. 1만원. 3세 이상.
스페인·미국 등지에서 활동하는 어린이책 작가 렘니스케이트는 나무의 한해살이를 담담하고 시적인 문체로 들려준다. '나무는 정말 놀라워요'(미디어창비)는 책장을 넘길 때마다 다채롭게 변신하는 나무 한 그루가 독자를 맞는다. 나무는 겨울에 잠을 자고 봄에 깨어난다. 여름엔 열매를 맺어 가을에 낙엽을 떨어뜨린다. 발은 땅 속 깊숙이 뻗고 머리는 구름에 닿는다.
메마른 땅에 사는 나무도, 강가에 사는 나무도 있지만 장소를 바꿀 수는 없어서 인내심을 갖고 살아간다. 그러면서도 햇볕 쨍쨍한 날엔 모두에게 똑같이 그늘을 만들어주고 우리가 숨쉬는 공기도 깨끗하게 한다. 나무는 사람이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도움을 주면서 바람직한 삶의 자세를 일러주는 고마운 선생님이다.
남진희 옮김. 48쪽. 1만2천원. 3세 이상.
dad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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