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서울서 탄핵 찬반집회…경찰, 양측 충돌 우려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청와대 압수수색이 전격적으로 시도된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 탄핵 찬반단체의 설 연휴 후 첫 대규모 집회가 4일 서울 도심에서 열린다.
3일 경찰 등에 따르면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4일 오후 5시 광화문 광장에서 '박근혜 2월 탄핵, 황교안 사퇴, 공범세력 구속, 촛불개혁 실현 14차 범국민행동의 날' 집회를 연다.
박 대통령 변호인단이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과정에서 사실조회와 증인을 무더기 신청하고, 변호인단 전원 사임을 시사하는 발언을 하는 등 재판을 지연 또는 중단시키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는 것이 퇴진행동 판단이다.
박 대통령이 특정 매체를 택해 자신의 입장을 강변하는 인터뷰를 한 점, '비선 실세' 최순실씨가 특별검사팀 수사에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낸 점 등은 박 대통령 측이 조직적 '반격'에 나섰음을 뜻한다고 퇴진행동은 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박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다시 한 번 요구하고, 헌재에 2월 중 탄핵심판 인용을 촉구하는 것이 이번 집회의 핵심 메시지다. 사실상 대통령 구실을 한다는 비판을 받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사퇴도 촉구한다.
국정농단 사태 공범으로 지목된 재벌을 겨냥한 목소리도 이어진다. 퇴진행동은 당일 서초동 서울중앙지법과 삼성본관 앞에서 본 집회와 맞먹는 규모로 사전집회를 열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재벌 총수 구속을 요구한다.
탄핵에 반대하는 친박(친박근혜) 보수단체들도 이른바 '태극기 집회'를 이어간다.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운동본부(탄기국)'는 같은 날 오후 2시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제11차 탄핵기각을 위한 태극기 집회'를 연다.
이들은 언론의 조작 보도와 종북세력 선동으로 지금의 탄핵 정국이 만들어졌다고 주장하면서 박 대통령이 탄핵당할 사유가 없다고 주장할 예정이다. 특검 수사가 정치적으로 이뤄진다는 비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 회원 조모(61)씨가 최근 탄핵 반대집회에서 쓰는 태극기를 들고 투신한 사건, 탄기국이 서울광장에 설치한 농성 천막과 분향소 문제로 서울시와 긴장이 높아지는 점 등도 세 결집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경찰은 매주 탄핵 찬반집회가 함께 열림에 따라 양측 참가자 간 충돌 등이 우려된다며 자제를 당부했다. 당일 퇴진행동과 탄기국 집회장소는 500여m밖에 떨어지지 않아 규모에 따라 양측이 접촉할 가능성도 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이번주에도 퇴진행동과 탄기국의 집회·행진이 근접한 시간·장소에서 열릴 예정"이라며 "서로 표현의 자유를 존중해 집회가 평화롭게 개최되도록 성숙한 시민의식을 발휘해 달라"고 요청했다.
경찰은 기물 파손이나 폭력 행사 등 불법행위는 엄정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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