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필리핀, '신밀월' 예고…경제·방위협력 '잰걸음'
(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 러시아와 필리핀 간에 경제와 방위 협력을 두 축으로 강한 훈풍이 불 전망이다.
3일 필리핀 언론에 따르면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오는 4월이나 5월로 예상되는 첫 러시아 방문 때 무기 구매 방안을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 가운데 하나로 다룰 계획이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연계된 필리핀 이슬람 반군들과 싸우는 데 필요한 무기 지원을 러시아 정부에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두테르테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연합군사훈련 실시를 비롯해 양국 해양협력 증진을 위한 양해각서(MOU)가 체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러시아는 필리핀에 소형화기, 비행기, 잠수함 등 자국산 무기 제공과 합동군사훈련을 제안했다.
양국은 정상회담에 앞서 경제협력 방안을 구체화하기 위한 논의에 착수했다.
러시아 경제개발부와 필리핀 무역산업부는 최근 차관급 회의를 열어 양국 무역경제협력위원회(JCTEC) 개최 일정과 의제를 협의했다.
양국은 교역, 투자, 농업, 에너지, 교통, 관광 등 다방면의 경협 방안을 조율한 뒤 정상회담을 통해 확정,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필리핀의 전통 우방인 미국과 군사협력을 축소하고 대신 중국, 러시아와 경제·방위협력 확대에 나서고 있다.
그는 평소 푸틴 대통령을 자신의 '영웅', '아이돌'이라고 부르며 호감을 나타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작년 10월에 이어 오는 5월 중국을 또 방문해 양국 '우의'를 다질 계획이다.
중국과 러시아도 지난해 하반기 두테르테 대통령의 마약 유혈소탕전을 둘러싼 인권유린 논란으로 벌어진 미국과 필리핀의 틈을 비집고 각종 지원책을 내놓으며 필리핀을 '우군'으로 끌어들이는 데 애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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