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 전문가 구테흐스 "반이민 행정명령 조속히 없애야"(종합)
트럼프 연일 비판…"재정착은 난민 보호의 필수" 재고 촉구
(유엔본부=연합뉴스) 김화영 특파원 =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1일(현지시간) 난민과 무슬림 7개국 국민의 미국 입국을 한시 금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이민 행정명령'에 대해 철회를 요구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기자들에게 "(이 행정명령은) 미국과 다른 나라들을 보호하는 최선의 방법이 아니다"라면서 "이런 조처들은 조속히 없애야(removed)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조처는 우리의 기본 원칙을 침해한다"며 "그 목적이 테러리스트의 미국 입국을 막기 위한 것이라면 효과적일 것으로 생각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유엔 수장이 유엔 활동의 최대 기여국인 미국의 정책을 정면 비판하면서 폐기를 요구한 것은 이례적이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2005∼2015년 유엔의 난민 문제 총괄기구인 유엔난민기구(UNHCR) 최고대표를 지낸 국제 난민 전문가다.
구테흐스 총장은 시리아를 포함한 난민 재정착 프로그램이 '올스톱'된 데 대해 미국 정부에 재검토를 요구했다.
그는 "재정착은 난민 보호 측면에서는 필수적"이라면서 "미국이 매우 견고한 난민 재정착 정책을 재정립하고, 이 과정에서 시리아인들이 배제되지 않기를 강력히 희망한다"고 말했다.
7개국 국민 입국 불허에 대해서는 "우리는 매우 정교한 테러집단들과 싸우고 있다"면서 "만약 국제 테러집단이 미국 같은 나라에 공격을 시도한다면 그들은 내전국가의 여권을 가진 국민들을 이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들은 오히려 가장 선진화되고 믿을만한 나라들의 여권 소지자들과 함께 하거나, 이미 이런 나라에서 사는 사람들을 이용할 것"이라며 이번 행정명령이 테러방지책으로 적절치 않다고 비판했다.
세계 각국의 반발을 부르고 있는 이 행정명령은 난민의 미국 입국을 120일 동안 금지하고, 내전 중인 시리아 난민의 입국은 무기한 막는 내용이다.
테러 위험이 있는 이라크 등 7개 무슬림 국가 국민의 미국 입국과 비자발급도 90일 동안 중단토록 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의 이날 발언은 '미국'을 직접 언급하고 철회를 촉구했다는 점에서 전날보다 한층 강해졌다.
그는 전날 대변인실을 통해 배포한 성명에서 "각 국가는 테러단체 조직원의 침투를 막기 위해 국경을 책임 있게 관리할 권리와 의무가 있지만, 종교와 인종, 국적과 관련한 차별에 기반해서는 안 된다"는 정도로 말했다.
한편, 구테흐스 총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유엔 분담금 삭감 방침에 관해서는 결정을 예단하지 않고 싶다며 말을 아꼈다.
다만, '트럼프 정부'의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와의 최근 면담에 대해서는 "매우 건설적이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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