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4.0원 하락 마감…83일 만에 최저
트럼프, 일본·중국 환율 비판 발언에 달러화 약세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원/달러 환율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 여파로 하락했다.
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의 종가는 달러당 1,158.1원으로 전일 종가보다 4.0원 떨어졌다.
종가 기준으로 작년 11월 10일(1,150.6원) 이후 83일 만에 최저치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2.1원 급락한 1,150.0원에 개장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낙폭을 줄였다.
장중 원/달러 환율이 저점이라는 인식에 따라 수입업체들의 결제수요(달러화 매수)가 잇따라 나온 영향으로 풀이된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에는 2.9원 상승했다가 하루 만에 하락하며 종잡기 어려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미국 신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움직임으로 달러화가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의 발언이 이런 흐름을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제약사 임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중국이 무슨 짓을 하는지, 일본이 수년간 무슨 짓을 해왔는지 보라"며 "이들 국가는 시장을 조작했고 우리는 얼간이처럼 이를 지켜보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과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믿고 있다는 사실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됐다.
또 피터 나바로 백악관 국가무역위원회 위원장은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독일이 저평가된 유로화를 기반으로 유럽연합(EU) 다른 회원국과 미국을 착취한다고 말했다.
달러화가 다른 통화보다 높이 평가됐다는 불만을 간접적으로 표출한 것이다.
미국 경제 지표의 부진도 달러화 약세를 거들었다.
콘퍼런스보드는 미국의 1월 소비자신뢰지수가 111.8로 전월 113.3보다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공급관리협회(ISM)-시카고에 따르면 1월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월 53.9에서 50.3으로 하락했다. 이는 2016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앞으로 달러화가 계속 약세를 보일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당분간 조정을 받으면서 변동성을 보이겠지만 추세적인 하락세는 아닐 것"이라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에 경제에 우호적인 내용도 많으므로 아직 달러화 강세는 유효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원/엔 재정환율은 오후 3시 30분 현재 100엔당 1,021.34원으로 전일 오후 3시 30분 기준가보다 2.83원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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