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 외면하는 日기업들…캐논 "도시바반도체 출자 어렵다"
도쿄일렉트론도 부정적…외국계 투자펀드들만 '눈독'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 위기가 심화된 도시바(東芝)가 3월말 분사화하는 반도체사업에 거래기업으로서는 유일하게 출자를 공언했던 캐논마저 '매우 어렵다"고 하자 당황해 하고 있다.
1일 아사히·니혼게이자이 신문 등에 따르면 전날 다나카 도시조 캐논 부사장은 분사 예정인 도시바의 메모리반도체 사업에 대한 출자에 대해 "매우 어렵지 않은가"라는 입장을 밝혔다.
다나카 부사장은 출자가 어려운 이유에 대해 "성장사업 투자가 줄지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2016년 12월 인수를 완료한 도시바메디컬시스템스를 핵심으로 하는 의료사업 등 신규사업에 투자자금을 우선 투입하겠다는 캐논의 구상을 밝힌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도시바에 반도체 제조장치를 공급하는 캐논은 지금까지 "요청이 있으면 출자를 검토하겠다"며 관심을표한 유일한 곳이었다. 그런데 검토 기간이 너무 짧다며 발을 뺐다고 한다. 한정된 시간에 도시바 측 재무상태를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어려운 만큼 성급한 출자에 따른 피해 가능성을 우려한 듯하다.
도시바와 캐논은 오랜 기간 거래관계다. 시장에서는 도시바가 출자요청을 하면 캐논이 전향적으로 지원할 것으로 봤다. 하지만 다나카 부사장은 "지금까지 정식으로 제안을 받아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반도체 장비업체인 도쿄일렉트론의 호리 데쓰로 전무도 같은날 "(도시바 반도체사업에 대한) 출자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 경쟁업체도 있기에 중립적인 입장에 있어야 한다"며 출자 검토설을 부인했다.
도시바는 미국 원자력사업에서 7천억엔(약 7조1천510억원) 가까운 손실 계상이 전망되자 메모리반도체 사업 분사를 통해 오는 3월말 회계연도 결산에서 채무초과를 피하려 하고 있다. 분사하는 동시에 반도체 신설사의 주식 20% 미만을 팔아 2천억엔 이상의 매각익을 내겠다는 것이다.
매각 입찰은 이번 주 실시한다.
애초 제조업체와 투자펀드 등 10곳 정도가 출자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처럼 캐논과 도쿄일렉트론 등 거래업체들이 발을 빼고 단기성과를 좇는 투자펀드 중심으로 남으면서 도시바를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출자 의향이 있는 회사는 미국의 베인캐피털 등 투자펀드들이나 제휴업체인 웨스턴디지털(WD) 등으로 사실상 압축되면서 당초 도시바 측 기대에서는 벗어난 상태다. 일본정책투자은행이나 거대은행이 조성하는 펀드가 출자하는 안도 여전히 거론되고 있다.
나카조라 마나 BNP파리바증권 수석신용분석가는 "펀드보다는 거래처 쪽이 사업에 대한 상승효과를 내기가 쉬워 안정감을 주는데, (캐논 등이 빠져) 유감이다"고 언론에 밝혔다.
tae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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