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소매시장 급성장…'한류편승' 짝퉁파는 중국계 매장 성업
(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 베트남의 소매유통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류 덕을 보기 위해 한국산으로 오인되는 여성·생활용품을 파는 중국계 매장도 성업을 이루고 있다.
1일 코트라 호찌민무역관에 따르면 2016년 상반기 베트남에서 거래된 소비재의 가치는 773억 달러(89조2천428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5% 증가했다.
경영컨설팅업체인 에이티 커니(A.T.Kearney)는 2016년 세계소매개발지수 비교를 통해 동남아시아에서 베트남 소매유통업의 성장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에 이어 3번째로 유망한 것으로 평가했다.
지난해 베트남에 신규 등록된 외국인투자 2천556건 가운데 20%가량이 도소매 유통업과 관련됐을 정도로 연간 6%대의 경제 성장을 보이는 베트남의 소매유통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일명 '1천원 숍'으로 불리는 일본식 균일가 소매점인 다이소, 하찌하찌, 미니소 등이 베트남에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중국계 균일가 소매점인 'MUMUSO'(한글명 무궁생활)는 지난해 베트남 최대 경제도시인 호찌민에 진출했다.
이 잡화점은 호찌민의 최대 중심가인 1군(행정구역 명칭)과 한인 주요 거주지역인 7군에 매장을 두고 있다.
이들 매장에서는 화장품, 여성용품, 물병 등을 팔고 있다. 제품들의 출처가 불분명하고 한국이나 일본 유명 상품의 포장을 모방한 것이 대부분이라고 코트라는 밝혔다.
외국어로 표기된 상품 정보를 읽을 수 없는 베트남 소비자들이 한국이나 일본산으로 품질이 좋을 것이라는 생각에 제품을 구매한다는 것이다.
베트남에서는 중국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중국산 저질 상품의 밀수 등으로 중국 브랜드에 대한 불신이 크다. 중국계 매장이 이를 의식해 한국 상품을 모방해 마케팅으로 나선 것으로 보인다.
코트라 호찌민무역관의 한 관계자는 "이 매장에서 판매되는 상품 가운데 우리나라 유명 로드숍(가두점) 화장품을 모조한 것으로 추정되는 제품이 쉽게 눈에 띈다"며 "베트남에 지적 재산권을 등록한 우리 업체가 있다면 침해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베트남에서는 지적 재산권에 대한 인식이 낮고 관련 법령도 아직 미비해 법적인 단속은 쉽지 않을 실정이다.
kms123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