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총수들, 이달 말 줄줄이 최순실 재판에 나온다(종합)
최태원·김승연·조양호 28일 증인 출석 예정
신동빈·권오준·황창규도 증인 채택…특검 수사중인 이재용은 빠져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 미르·K스포츠재단에 거액의 기부금을 낸 대기업 총수들이 이달 말 줄줄이 '비선실세' 최순실(61)씨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등 3명이 이달 28일 최씨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다.
두 재단에 거액의 기부금을 내게 된 경위를 진술하기 위해서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2월 29일 열린 최씨의 2차 공판준비기일에서 이들을 포함한 대기업 인사들을 대거 증인으로 신청했고 이 가운데 일부를 재판부가 채택했다.
이들 세 사람은 지난해 12월 6일 '최순실 게이트' 국회 국정조사 특위 청문회에 증인으로 나가 기부금 출연 경위를 증언한 바 있다. 청와대의 재단 출연 요청에 다른 기업들이 동참하니 따라서 기금을 낸 것이고, 대가성은 없었다는 취지였다.
당시 최태원 회장은 재단 출연이 자발적이었느냐는 특위 위원 질문에 기업별로 할당받은 만큼 낸 것이라며 "대가성이라는 생각을 갖고 출연한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김승연 회장도 재단 출연은 이사회 의결을 거친 사안이라며 "기꺼이 했다"고 말했다.
조양호 회장 역시 "대표이사가 청와대에서 (요청을) 받았다고해서 다른 기업들이 하면 같이 하라고 했다"고 증언했다.
이날 세 총수가 예정대로 법정에 나올 경우 재단 출연 배경에 대가성이 있었는지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SK의 경우 재단 출연 당시 최태원 회장의 사면이 그룹의 중요 현안이었던 만큼 사면 대가로 출연금을 낸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돼 왔다.
이와 관련해 김창근 SK이노베이션 회장이 2015년 8월13일 광복절 사면 발표가 나던 당일 안종범 전 수석에게 "하늘같은 은혜 영원히 잊지 않고, 최태원 회장과 모든 SK 식구들을 대신해 감사드린다"는 문자를 보낸 사실이 재판 과정에서 공개돼 의혹이 더 짙어진 상황이다.
이에 대해 SK측은 "김 의장은 TV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된 사면 발표를 보고 문자를 보냈다고 한다"며 "SK가 사면 내용을 미리 알고 있었다는 식으로 오해받아왔으나 시간상으로 보면 공식 발표 이후 보낸 것"이라고 대가 의혹을 부인했다.
한화의 경우 재단 출연과는 동떨어진 사안이긴 하나 최씨의 딸 정유라씨에 대한 특혜 의혹이 제기돼 있어 관련 질문이 나올지 주목된다.
조양호 회장에게는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직 사퇴, 한진해운 퇴출 배경 등에 대한 질문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씨 재판에는 이들 외에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권오준 포스코 회장, 황창규 KT 회장도 증인으로 채택돼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우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가 진행중인 점을 감안해 최씨 재판에 증인으로 서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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