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도 스모그 '비상'…토리노 등 북부 도시 심각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프랑스 파리와 영국 런던, 스페인 마드리드 등 유럽 대도시가 최근 극심한 스모그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이탈리아 주요 도시도 스모그 때문에 비상이 걸렸다.
31일 이탈리아 언론에 따르면 이탈리아 환경단체인 레감비엔테는 30일 "이달 들어 이탈리아 도시 9곳이 최소 보름 이상 대기 오염이 기준치를 초과했다"며 특단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극심한 스모그는 최근 2개월 간 비다운 비가 내리지 않은 북부에 집중됐다.
롬바르디아 주 크레모나가 올 들어 19일 동안 지름이 10㎛(0.001㎝) 이하인 미세먼지(PM10) 농도가 기준치를 초과, 최악의 오염 도시 오명을 썼고, 피에몬테 주 토리노(19일), 라치오 주 프로시오네(18일), 베네토 주에 있는 트레비소, 파도바(이상 15일) 등이 뒤를 이었다.
수도 로마의 경우에도 최근 미세 먼지가 기준치를 초과한 날이 여러 날 이어지며 당국이 스쿠터와 오토바이, 유럽의 배출가스 기준인 '유로3' 이하의 엔진을 채택한 경유 차량에 대해 통행 금지령을 내렸다.
길이 좁아 스쿠터와 오토바이 운행이 많은 로마의 경우 스모그의 70%는 차량, 나머지 30%는 난방이나 산업 때문에 초래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로마의 미세먼지 농도는 교통량이 많은 시내 주요 도로뿐 아니라 로마 시에서 2번째로 넓은 광활한 공원 '빌라 아다'에서도 위험치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나 상황이 심각함을 방증했다.
파비아 같은 북부 도시 일부에서는 차량 통제 등으로도 스모그가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자 주민들에게 가급적 실내에 머물 것을 당부하고 있다.
로셀라 무로니 레감비엔테 회장은 "대기 오염 해결은 지방과 전국을 막론하고 이탈리아 각급 정부의 최우선 과제가 돼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이탈리아 시민들은 계속 오염된 공기를 마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레감비엔테는 장기적으로 스모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차량 규제뿐 아니라 대중교통 시스템 개선, 도로와 공공 공간의 재구성, 도시 내 녹색 지대 확충 등의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작년 이탈리아 도시 가운데 PM10 농도가 날짜 기준 위험 일수를 초과한 도시는 33곳이며, 이 가운데 토리노, 프로시노네, 밀라노, 베네치아 순으로 오염도가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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