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잉원 대만총통, 트위터 시작한 까닭…친트럼프 행보인듯
(타이베이=연합뉴스) 류정엽 통신원 =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트위터에 영어와 일본어로 된 춘제(春節·음력 설) 새해 인사를 남긴 것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쏟아지고 있다.
31일 대만 언론에 따르면 근래 중남미 순방 중에 미국을 경유했던 차이 총통이 샌프란시스코의 트위터 본사를 방문해 자신의 계정을 새로 만든 바 있으며, 중국 춘제(春節·음력 설) 전부터 사용에 들어갔다.
대만 매체들은 차이 총통이 최근 트위터 계정에 영어와 일본어로 각각 "희망차고 번영하는 닭의 해가 되길 바란다. 대만 국민들(the people of Taiwan)로부터"라는 글을 올렸다고 소개했다.
이 문구에 중국을 떠올릴만한 '음력 설' 의미의 '차이니즈 뉴 이어'(Chinese New Year) 등에 대한 언급은 없었으나, 차이 총통의 이런 영어와 일어 인삿말을 두고 여러가지 반응이 나온다.
우선 차이 총통이 영어와 일어 인삿말을 올린 이유가 그동안 갈등을 빚어온 중국보다는 미국과 일본을 중시하겠다는 의지를 비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차이 총통이 갑작스럽게 트위터를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트위터 소통에 익숙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의식한 행보라는 지적도 있다.
차이 총통은 페이스북 계정은 주로 중국어로만 소통하지만 트위터 게시물은 영어로 올리고 있다.
이에 중국 네티즌들은 차이 총통의 게시글에 "왜 중국어 인사말은 없느냐", "트럼프처럼 '트위터 외교'를 하는 거냐", "일본은 음력 설 대신 양력 설을 쇤다"는 댓글로 비난 세례를 퍼부었다.
이런 가운데 차이 총통이 30일 페이스북 계정에 '개혁 성공을'이라는 새해 메시지를 전해 주목된다.
이를 두고도, 중국의 외교적 압박 속에서도 차이 총통의 대만이 친(親) 미·일 행보로 돌파구를 찾으려는 의지를 비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차이 총통에게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 회복에 먼저 나서라는 주문도 대만 정치권의 요구도 쏟아지고 있다.
국민당 소속의 천쉐성(陳學聖) 위원은 "차이잉원 정부가 추진 중인 대외정책들은 중국과의 관계개선이 없이는 이룰 수 없다"며 "양안문제를 신속히 해결치 않으면 혼란만 가중되고 과거의 금융위기보다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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