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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 없는 기업' KT 달라질까…황창규 2기 체제의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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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 없는 기업' KT 달라질까…황창규 2기 체제의 과제는

이사회, 독립적 지배구조 구축 요구…"외부 추천 독립이사 늘려야"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연임이 결정된 황창규 KT[030200] 회장의 차기 과제로 기업 지배구조 개선이 떠올랐다.

KT 이사회는 31일 정기 회의를 열고 차기 회장의 경영계약서에 투명하고 독립적인 기업 지배구조 구축을 주요 과제의 하나로 설정했다.

해당 경영계약서는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황 회장이 정식으로 재선임되면 효력을 발휘한다.

지배구조의 독립성 강화를 계약서에 명시한 것은 KT CEO추천위원회의 요구 사항에 따른 조치다.

앞서 CEO추천위원회는 지난 26일 황 회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추천하며, 신성장 사업 추진과 함께 투명하고 독립적인 기업지배구조 구축을 '특별히' 요구했다.

이사회는 계약서에 이러한 내용을 명시하며 독립성 강화 요구에 힘을 실어줬다.

이날 회의에서 황 회장은 "이사회가 주문한 과제들을 한 치의 어김 없이 성실하게 수행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사회가 지배구조 개선을 내세우는 데는 '최순실 게이트'로 KT의 독립성 문제가 다시 화두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KT는 포스코와 더불어 '주인 없는 기업'으로 꼽힌다.

KT의 최대 주주는 지분 10.62%를 보유한 국민연금이다. 소액주주 비율은 65%에 달한다.

국민연금을 제외하고 영향력 있는 주주가 없다 보니 정권이 바뀔 때마다 기업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2002년 민영화 이후 연임에 성공한 CEO 2명(남중수·이석채) 모두 정권 교체 이후 검찰 수사를 받다 중도 퇴진했다.




'낙하산 인사'도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된다.

황 회장은 취임 초기부터 '낙하산 인사'를 근절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청와대의 청탁을 받고 국정농단의 주역 차은택 씨의 측근을 임원으로 채용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신뢰도에 타격을 입었다.

KT의 독립성 강화를 위해서는 이사회의 역할 강화가 우선 과제로 꼽힌다.

현재 KT 이사회는 사외이사 7명과 사내이사 3명으로 구성됐다. 이 가운데 사외이사 전원과 사내이사 1명이 CEO추천위원회에 참여한다.

내부 견제와 감시를 위해 사외이사의 영향력을 키워놓았지만, 사외이사마저 정권의 영향이나 내부 입김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는 게 KT 안팎의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사외이사를 임명할 때도 현 경영진 및 정권과의 '코드'를 고려한다"라며 "사실상 이사회가 '내부자들'로 꾸려지다 보니 독립적인 역할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사회의 역할과 책임을 확대해 CEO 선임 과정에서 독립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번 차기 회장 후보 추천 과정에서 현 회장 우선 심사가 논란이 된 점을 고려해 정관에 CEO 후보군 자격을 명시하고, 선임 절차를 투명하게 진행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황 회장도 회장 선임과 관련해 정관 내용을 구체화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경제개혁연대 소장은 "잠재적인 CEO 후보군의 발굴과 육성을 위한 CEO 승계 프로그램이 지배구조 개선의 핵심적인 작업"이라며 "외부 주주가 추천하는 독립이사를 늘려 이사회 주도로 투명하고 독립적인 지배구조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okk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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