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마니아 곳곳 '반부패' 시위 물결…"부패 정치인 사면 반대"
"이달 중순 이래 최대 규모"…사회당 연정 "정치적 배후 의심"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수도 부쿠레슈티를 비롯해 루마니아 곳곳에서 새 정부가 추진하는 대규모 사면에 반대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29일(현지시간) 밤 부쿠레슈티 대학광장에는 5만명이 운집해 이달초 집권한 사회민주당(PSD) 연정이 추진하는 사면안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달 18일 시위가 시작된 이래 최대규모의 인파가 모였다.
군중은 "도둑들, 도둑들"을 외치며, '부패 정치인'을 대거 풀어주려는 의도로 추진되는 이번 사면 추진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수도 외에 클루지와 티미쇼아라 등 10여 개 도시에서도 같은 시위가 열렸다.
PSD 연정은 집권하자마자 징역 5년 이내 기결수와, 직권남용에 따른 국고손실 금액이 20만레이(약 6천만원) 미만인 부패사범 가운데 조건을 충족하는 이들을 사면하는 계획을 밀어붙이고 있다.
PSD는 의회 표결을 거치지 않아도 되는 긴급 행정명령의 형태로 사면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사면안이 확정되면 지난 몇년간 직권남용으로 유죄판결을 받은 '부패 공직자·정치인' 상당수가 사면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총리를 능가하는 '실세'인 리비우 드라그네아 PSD 대표도 직권남용에 의한 국고손실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루마니아 반부패청(DNA)은 이번 사면계획에 우려를 표명했다.
지난달 총선에 패배한 우파성향 자유당(PNL) 출신인 클라우스 요하니스 대통령은 이달 23일 연정의 사면안을 놓고 국민투표 추진 의사를 밝혔다.
요하니스 대통령은 22일 밤 부쿠레슈티 시위 현장에 나타나 군중으로부터 환영을 받았다.
소린 그린데아투 총리는 29일 "이번 시위에는 정치적인 의도가 있다"고 주장하고, 요하니스 대통령이 시위를 조장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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