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원조사업도 최순실 먹잇감?…특검, 금품수수 포착(종합2보)
미얀마 ODA사업 '알선수재' 의혹…금명 체포영장 청구
유재경 주미얀마 대사 참고인 소환…崔 이권개입 조사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송진원 기자 = 현 정부 '비선 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씨가 해외 공적개발원조 사업에서도 사익을 챙긴 정황이 포착됐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31일 유재경(58) 주미얀마 대사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한다고 30일 밝혔다.
유 대사는 당일 오전 8시께 인천공항에 도착해 특검으로 직행할 예정이다.
현직 대사의 특검 출석은 '블랙리스트' 의혹에 연루된 모철민(59) 주프랑스 대사(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에 이어 두 번째다.
특검 대변인인 이규철 특검보는 이날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유 대사의 출석과 관련해 "최씨가 미얀마 공적개발원조사업(ODA) 과정에서 개인적 이익을 취득한 혐의에 대한 것"이라고 말했다.
특검은 ODA 사업 진행 과정에서 최씨의 알선수재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강요(미수), 사기미수, 뇌물수수 외에 또 하나의 혐의가 추가로 드러난 것이다.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알선수재는 공무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을 알선해주는 대가로 금품이나 이익을 수수·요구 또는 약속한 행위에 적용된다.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이 규정돼 있다.
일각에서는 특검이 작년 추진된 미얀마 K타운 프로젝트 관련 비리를 정조준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프로젝트는 한류 관련 기업을 현지에 진출시켜 신시장 개척, 한류 조성, 창조경제 진흥을 동시에 꾀한다는 목적 아래 외교부·산업통상자원부 등을 통해 추진됐다.
당초 민간 투자로 구상했으나 여의치 않자 외교부 산하 한국국제협력단(KOICA)을 통해 6천500만달러(약 760억원) 규모의 ODA 사업으로 변경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코이카가 "타당성이 부족하다"며 반대하고 현지 실사에서도 시장성이 부족하다는 결론이 나와 계획이 중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업은 그 내용과 형태 등에서 이란 'K타워 프로젝트'와 닮은꼴이다.
K타워 프로젝트는 박근혜 대통령이 작년 5월 이란 방문 당시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이란 교원연기금과 맺은 양해각서(MOU)에 '한류 교류 증진 주체'로 미르재단을 명시해 특혜 논란이 불거졌다.
K타운 프로젝트가 정상적으로 추진됐다면 최씨가 배후에 있는 미르재단이 깊이 관여했을 것이라는 추정이 나온다.
특검은 관련 혐의를 조사하고자 이날 최씨에게 출석을 요청했으나 최씨는 응하지 않았다.
특검은 이르면 이날 알선수재 혐의로 최씨의 체포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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