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반기문, 수구세력과 같이 간다면 함께할 수 없다"
27일 회동서 "정치적 노선 분명히 밝혀달라" 요구
"반기문, '진보·보수 다같이 가야'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29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수구세력과 같이 간다면 우리는 같이 할 수 없다. 나는 같이 할 수 없다고 분명히 이야기했다"라고 말했다.
손 전 대표는 이날 TV조선 '설 특집, 막 오른 2017 대선'에 출연, 지난 27일 반 전 총장과와 회동에 대한 질문을 받고 "우리는 개혁세력을 만들려고 하는데 반 전 총장이 과연 개혁세력에 제대로 설 수 있는지, 수구세력과 같이 하려는 것이 아닌지 정치적인 입장과 노선을 분명하게 해달라고 말씀드렸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이에 대해 반 전 총장은 확답을 하지 않으면서 "진보·보수세력이 다 같이 가야 하는 것이 아니냐"라고 말했다고 손 전 대표는 전했다.
그러면서 손 전 대표는 "(그에 대해 나는) 진보적 보수, 그 뜻은 알겠다. 그러나 그것은 '뜨거운 얼음'과 같은 형용모순에 한꺼번에 다 얻는다는 게 말이 되나. 이번에 수구세력에 정권을 주는 것은 안된다고 말했다"라고 밝혔다.
반면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선 "국민의당은 개혁세력의 일환이고 지난 총선을 통해서 제3당으로 위치를 굳건히 했다"면서 "앞으로 안 전 대표와 국민의당과 같이 연대를 해나갈 생각은 분명히 있다"라고 강조했다.
'제3지대론'의 한 축으로 떠오른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전 대표에 대해선 "만나 뵈었고 곧 다시 만나 뵐 생각"이라면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개혁세력을 모으고 거기에 김 전 대표와 같은 분은 이 나라 경제민주화의 대부 같은 분으로, 충분히 한 부분을 차지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패권에 상처받고, 문재인의 패권에 저항하는 새로운 개혁세력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모아서 대응하는지가 이번 대권 구도를 판가름 짓는다"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대통령이 되면 안된다고 생각하는 이유를 묻자 "패권과 정체성, 이 두가지다. 개헌 보고서 파문 당시 비판하는 야당 의원들에게 문자폭탄을 던졌고, 지난 전당대회때 '모바일 세력'에 의한 패권이 그대로 드러났다"라면서 "집권하면 북한부터 가겠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전엔 대기업 연구소장들을 불러 재벌기업이 경제성장에 기여했다고 칭찬했지만, 게이트 뒤엔 재벌을 비난했다. 개헌에 대해서도 말이 바뀌고 있다"라고 말했다.
대선에 직접 나설 것이냐는 질문에는 "어떤 역할도 하겠다는 것이다. '당신이 이 짐을 지시오'라고 했을 때 저는 그것을 거부하지 않겠단 뜻을 분명히 밝혔다"며 "(프로그램명에) '설 특집 대선주자 직격 인터뷰'라고 돼 있네요"라면서 웃었다.
안희정 충남지사가 '철새정치인'이라고 지적하고, 민주당 정청래 전 의원이 "만덕산에 다시 돌아갈 듯"이라고 말한 데 대해선 "그 사람들이 정도를 걷는 사람들인가. 정치를 흐리는 사람들"이라면서 "나라의 미래를 보고 우리 정치를 정도의 품위있는 정치로 이끄는 것이 좋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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