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英, 시리아 작전서 귀환하는 러 항모 두고 설전
英국방 "수치스러운 전함" vs 러 국방부 "에스코트 서비스 필요 없어"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지중해 동부 해역에 파견돼 시리아 공습 작전 지원 임무를 수행하고 귀환하는 러시아 유일의 항공모함 '아드미랄 쿠즈네초프'를 영국 전투기와 군함들이 추적한 사건을 두고 러시아와 영국 군당국 간에 설전이 벌어졌다.
영국 국방장관이 러시아 항모를 '수치스러운 전함'이라고 깎아 내리자,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은 영국은 자국 함대 상태에나 신경 쓰라고 맞받아쳤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마이클 팰런 영국 국방장관은 25일(현지시간) 시리아 작전을 마치고 귀환하는 러시아의 아드미랄 쿠즈네초프 항모 전단이 영국 해협에 진입하면서 영국 군함과 전투기들이 추적에 나선 것에 대해 "영국의 안보를 지키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팰런은 이어 러시아 항모를 '수치스러운 전함'이라고 지칭하며 군함의 낡은 상태를 지적하는 동시에 이 군함의 임무는 시리아 국민의 고통을 연장하기만 했다고 비판했다.
아드미랄 쿠즈네초프 항모가 이끄는 전단이 시리아 정부군을 돕는 러시아 공군의 공습 작전을 지원한 것이 시리아 국민의 희생을 키웠다는 비판이었다.
이에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 이고리 코나셴코프는 "팰런 장관의 발언과 쇼의 목적은 영국 해군의 실상에 대한 자국민의 관심을 다른 데로 돌리기 위한 것"이라며 "러시아 군함은 (영국군의) 의미 없는 에스코트 서비스가 필요 없다"고 꼬집었다.
코나셴코프는 이어 "팰런 장관은 영국 언론이 최근 지적한 대로 자국 함대의 (열악한) 상황에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며 영국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실패를 거론했다.
지난 22일 영국 선데이 타임스는 지난해 6월 4년 만에 실시된 영국 해군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트라이던트 D5' 발사가 실패했으며 이를 군이 비밀에 부쳐왔다고 보도했다.
영국군은 러시아 항모 전단이 지난해 10월 지중해로 향하면서 영국 해협을 통과할 때도 구축함 2척을 투입해 항모를 밀착 추적하면서 팽팽한 신경전을 벌인 바 있다.
북해함대에 소속된 항모 아드미랄 쿠즈네츠포함(6만t급)과 2만5천t급 핵추진 순양함 표트르 벨리키, 지원함 등으로 구성된 러시아 항모 전단은 자국 공군의 시리아 작전 지원을 위해 지난해 10월 중순 자국 북부 무르만스크의 주둔 기지를 떠나 11월 중순 시리아 인근 지중해 동부 해역에 도착했다.
항모 함재기들은 이후 시리아 공습 작전에 가세했으며 이 과정에서 함재가 2대가 기술적 문제로 지중해에 추락하기도 했다.
항모 전단은 러시아의 시리아 주둔 전력 감축 결정에 따라 1월 초 지중해를 떠나 러시아 기지로 귀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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