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부산 대표 빵 만드는데 왜 인기가 없을까
최근 몇년새 지자체 브랜드 빵 난립…"선택과 집중 필요"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통영 오미사 꿀빵, 제주 올레빵, 진해 벚꽃빵 등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지역 명물 빵이 많은데 부산에는 왜 없을까.
사실 없는 게 아니다.
몇 년 전부터 여러 지자체가 민간 빵집과 협력해 지역 대표 빵을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이름이 낯설게 느껴질 정도로 인지도 면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최근 동구청이 지역 대표 빵을 만들어 다음 달부터 시판할 예정이어서 눈길을 끈다.
동구청은 앞서 공모전을 통해 대표 빵을 정한 다른 지자체와 달리 기존에 판매되는 빵 중에서 인기를 끄는 것을 찾았다.
부산역 앞 차이나타운의 '신발원'이라는 가게가 만들어 파는 일명 '공갈빵'이다.
속이 텅 비었다는 뜻이다.
평소 이 빵을 사려면 수십 분간 줄을 서야 할 정도다.
동구는 공갈빵에 지역 거리 명을 본떠 '이바구 공갈빵', 호떡같이 납작한 빵을 새로 개발해 '이바구 진실빵'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공갈빵은 1천200원, 진실빵은 1천300원으로 가격이 저렴한 편이다.
동구는 기존 공갈빵의 인기에 힘입어 지역 대표 빵이 높은 판매량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한다.
동구는 애초 신발원과 협력해 공갈빵을 생산하려고 했지만 식품제조가공업 허가 취득 문제로 사상구의 한 자활업체가 생산한 빵을 판매하게 된다.
이바구공작소, 유치환의 우체통 카페 등 도시재생사업 거점시설에서 먼저 판매하고 판매처를 다변화할 예정이다.
사실 빵 1개를 판매한 뒤 납품 단가와 각종 수수료, 판매 위탁료 등을 빼고 나면 남는 것이 거의 없지만, 동구는 위탁 판매를 맡는 노인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 브랜드를 만드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다.
부산에서는 북구, 해운대구, 중구가 각각 대표 빵을 개발해 시판하고 있지만 아직 판매량에서 두각을 나타내거나 유명하지 않다.
부산시는 2011년과 2015년 각각 부산대표 빵 공모전을 열고 3종류씩의 빵을 선정했지만 '부산항빵' 정도 외에는 판매조차 되지 않아 부산 시민조차 이름을 모르는 상태다.
부산 관광업계의 한 관계자는 30일 "타 지역 대표 빵은 맛이나 모양 등이 입소문이 나면서 유명해진 경우가 많다"며 "대표 빵이 없는 부산에서는 관광 브랜드를 만들려고 서로 대표 빵을 만드는데 지속적인 관심, 선택과 집중으로 인지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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