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TPP 탈퇴로 득보는 기업은?…日증권사 "현대차 반사이익"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국 기업의 황금시대를 열겠다며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를 결정했지만, 정작 한국의 현대자동차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일본 다이와(大和) 증권은 미국의 TPP 탈퇴로 도요타(豊田)자동차, 혼다자동차 등이 수혜를 입을 여지가 사라지면서 경쟁 관계에 놓인 한국의 자동차 기업이 안도했다고 밝혔다고 CNBC 방송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TPP가 예정대로 시행됐더라면 일본 자동차 기업들이 상당히 유리한 고지에 오를 수 있었다.
우선 현재 일본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승용차에 붙는 2.5%의 관세가 25년 유예기간을 거쳐 없어지고, 자동차 부품의 역내 생산 비중도 60%에서 45%로 낮춰질 예정이었다.
이 협상 내용대로라면 일본 자동차 기업은 상대적으로 비용이 적게 드는 국가에서 부품의 절반 이상을 생산할 수 있기에 미국 시장에서 한국산 자동차가 가격 경쟁력 면에서 밀릴 가능성이 컸다.
TPP에는 미국과 일본을 비롯해 아시아·태평양 지역 12개국이 가입했지만, 한국은 가입국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TPP에서 미국이 탈퇴하면서 일본 자동차 업계의 기대는 수포로 돌아갔다.
트럼프 대통령이 몰고 온 달러 강세도 현대자동차에는 호재다.
다이와증권은 보고서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1% 오를 때마다 현대자동차의 주당 이익이 연간 1.4%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기아자동차는 '트럼프 효과'를 십분 누리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재협상하고 멕시코산 제품에 35%의 국경세를 물리겠다고 공언한 상황인 만큼 멕시코에서 자동차를 제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기아자동차에는 불리하다고 다이와증권은 설명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지난주 미국에 향후 5년간 총 31억 달러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이 포드, 제너럴모터스(GM), 도요타자동차 등 대형 자동차 기업을 줄줄이 압박하던 시점에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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